류현진 첫 3루타, 침묵의 다저스 타선 깨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6.13 15: 30

베이브류스가 LA 다저스의 타선 침묵을 깼다. 
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1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막고 올 시즌 10번째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그러나 불펜 방화로 선발승이 날아갔다. 다저스도 연장 12회 승부에서 6-8로 패했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이 화제를 모은 건 투구보다 타격이었다. 3회말 무사 1루 첫 타석에서 초구에 침착하게 투수 앞으로 번트를 굴리며 희생번트에 성공한 류현진은 1-3으로 뒤진 5회말 한 방을 터뜨렸다. 그것도 메이저리그 데뷔 첫 3루타로 장타력과 주력을 동시에 뽐냈다. 

1-3으로 따라붙은 5회말 2사 2루. 류현진이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올해 9승을 올리는 동안 한 번도 패배를 기록하지 않은 '떠오르는 특급 좌완' 패트릭 코빈. 그러나 코빈은 3구째 공이 포수 패스트볼이 돼 2사 3루가 됐고, 류현진은 4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93마일 패스트볼을 크게 힘들이지 않고 결대로 정확하게 밀어쳤다. 
타구는 라이너성으로 우측을 향했다. 애리조나 우익수 제라르도 파라가 슬라이딩으로 캐치를 노렸으나 위치가 애매했다. 결국 파라가 타구를 놓쳤고, 공은 우측 펜스 뒤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그 사이 류현진은 1루와 2루를 지나 3루까지 전력질주했다. 빅리그 데뷔 첫 3루타. 그것도 3루 주자 알렉스 카스테야노스를 불러들인 적시타였다. 시즌 3타점째. 
큰 덩치에 빠르지 않은 발에도 류현진은 멈추지 않고 달렸다. 1루를 지나며 타구가 뒤로 빠지는 것을 확인한 류현진은 전력질주로 2루에 이어 3루로 향했다. 숨을 크게 헐떡이며 뒤뚱뒤뚱 뛰어가는 류현진의 주루에 관중들은 물론 프레스박스의 기자들도 한바탕 폭소를 터뜨렸다. 클레이튼 커쇼와 야시엘 푸이그 등 다저스 동료들도 박장대소하며 류현진의 3루타를 함께 만끽했다. 
류현진의 예상치 못한 3루타 한 방에 힘입어 2-3으로 추격한 다저스는 닉 푼토까지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기어이 3-3 동점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직접 3-3 동점을 만드는 득점까지 올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저스는 마크 엘리스의 중전 안타로 이어간 1·3루에서 애드리안 곤살레스가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4-3 역전에 성공했다. 류현진에게 3루타를 맞은 뒤 코빈은 급격히 흔들리며 이후에도 3연속 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류현진의 3루타 한 방이 깊은 침묵에 빠져있던 다저스 타선을 일깨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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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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