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름일 수 있다. 하지만 범키는 9년간 꾸준히 음악을 해 온 실력파 뮤지션이다. 범키는 지난 3일 싱글 곡을 발매, 9개 음원 차트를 올킬하며 실력과 존재감을 과시했다. 새로운 보컬리스트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범키는 곡 '미친연애'로 힙합과 R&B의 절묘한 조화를 만들어냈다. 나쁜 여자에게 빠져 허우적 대는 남자의 어쩔 수 없는 마음을 음색과 멜로디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범키의 소속사 브랜뉴뮤직은 '미친연애'가 9년간 음악을 해온 범키의 첫 주연작이라고 말했다. 그 만큼 많은 공을 들여 야심차게 내놨다는 것인데, 그런 음악이 진정으로 통했다. 주연작이 흥행에 성공한 것. 이에 범키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며 놀라워했다.

최근 OSEN을 찾은 범키는 노래 속 능수능란하게 비트를 가지고 놀것 같은 이미지와는 다소 달랐다. 가지런히 모은 손으로 차분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런 그에게 곡이 '대박'난 것에 대한 소감을 먼저 물었다.
"전혀 예상 못했죠. 진짜 조금이라도 기대를 했으면 기분이 달랐을텐데 예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지니까 많이 놀랐죠. 음원 차트 1위 올킬이라니.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어요."
힙합 곡으로 발매 당일 음원 차트 올킬을 이뤄내는 경우는 오랜 기간 활동했거나 대중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경우 가능하다. 하지만 범키는 오직 노래만으로 승부해 진기록을 달성했다. 그에게는 9년간 쌓아온 내공이 있었다.
"우선은 제가 하는 음악이 주류이기 전에 비주류 잖아요. 쉽지 않았죠. 하지만 음악을 시작할 당시부터 포기하지 않고 한 길을 걸어오다 보니까 이렇게 타이밍이 맞았던 것 같아요. 첫 싱글 곡이라 대중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오히려 신선하게 들리셨나봐요. 놀라울 뿐이죠."
버벌진트, 팬텀, 애즈원을 비롯해 유수의 힙합 뮤지션이 소속된 브랜뉴 뮤직에 몸 담고 있는 범키는 솔로 앨범 발매 전 다이나믹 듀오, 에픽하이, 슈프림팀, 타블로, 프라이머리 등의 앨범에 피처링을 맡으며 이름을 알린 인물. 자신의 앨범을 내기 이전에 그는 이미 힙합신에서 활발하고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외부 작업은 꾸준히 해왔어요. 지금의 성과도 모두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범키라는 가수가 노래를 냈을 때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밑거름 같은거요. 고맙죠. 왜 진작 앨범을 내지 않았냐고요? 저는 자연스러운게 좋아요. 너무 천하태평한 소린가요? 근데 제 성격이 그래요. 억지로 하려고 하기 보다는 때에 맞는 것을 자연스럽게 해요. 마침 브랜뉴뮤직이라는 소속사를 만났고, 라이머 대표님이 앨범을 제안했죠. 타이밍이 좋았어요."

'미친연애'의 또 다른 매력은 가사다. 다른 남자가 있는 여자에게 빠져드는 남자의 마음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범키가 작사에 참여했기에 이런 경험이 실제로 있었던 건지 궁금했다.
"픽션이에요. 저는 이런 관계는 원하지 않아요. 곡의 테마에 맞게 지어낸 이야기죠. 연애는 평범한게 제일 좋아요. 굴곡이 있는건 싫어요. 사실 안겪는게 좋은 거잖아요. 그렇죠?"
첫 주연작으로 좋은 기록을 써낸 범키는 앞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번 곡이 성공했다고 해서 다음 곡에 부담을 갖는 스타일은 아니란다. 오히려 첫 곡이 잘 되서 편안한 마음으로 곡 작업에 매진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힘을 뺀 범키의 음악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8월 초에 싱글을 하나 더 낼 계획이에요. 그 후에는 트로이라는 팀으로 여러분 앞에 설 것 같아요.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지만 솔로 싱글이 끝나면 미니 앨범도 나올 수 있겠죠. 시기에 연연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해 나가려고요. 자연스럽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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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뉴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