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끝내기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인 마무리 투수에게 다시 한 번 믿음을 준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이 팀 마무리 홍상삼(23)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두산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2-1로 이기고 6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팀의 첫 수요일 경기 승리이기도 했다.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맹활약도 빛났지만 9회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를 올린 홍상삼의 투구에도 의미가 있었던 경기였다.
올 시즌 두산의 마무리로 낙점된 홍상삼은 대구에서 열린 지난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서 큰 시련을 겪었다. 7일 경기에서는 채태인에게 9회 끝내기 홈런을, 8일에는 박한이에게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이틀 연속 끝내기를 당한 것도 가슴 아픈 일인데 그것도 모두 큰 것 한 방이었으니 후유증은 불 보듯 뻔했다.

그러나 두산 벤치는 세이브 요건이 성립되자 주저 없이 홍상삼을 올렸고 홍상삼은 담대하게 공을 던지며 벤치의 믿음에 부응했다. 이에 대해 김진욱 감독은 13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마운드에 오르기 전 몸 푸는 모습부터 봤는데 이상하게 불안하지 않더라”라고 떠올렸다. 선두 최정에게 볼을 연달아 던졌을 때도 김 감독의 뜻은 변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니퍼트에 이어 8회 마운드에 오른 정재훈이 워낙 깔끔하게 한 이닝을 막아 만약 홍상삼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교체 타이밍을 재고해 볼 수도 있었다는 의견을 남겼다. 하지만 김 감독은 홍상삼의 자신감을 봤다. 김 감독은 “우리 팀 마무리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주자가 나갔어도 실점하지 않을 것 같았다”며 “마무리로서 좋은 성격과 심장을 가지고 있다. 부담을 가지고 하는 성격은 아니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한편 8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막은 정재훈에 대해서는 “최근 모습은 제구가 잘 되고 있다. 적은 개수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고 중용의 뜻을 밝혔다. 연패에서 벗어난 김 감독은 “한 이닝에 다득점하는 경우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몇몇 타자들의 컨디션 상승에 기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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