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4일 휴식으로 나오다 보니 적응이 덜 된 것 같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11개의 안타를 맞았다. 삼진은 최소 타이로 단 2개밖에 못 잡았다. 볼 스피드와 구위 모두 지난 몇 경기보다 눈에 띄게 떨어졌고 상대를 힘으로 압도하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경기 후 류현진은 "공이 가운데로 많이 몰렸다. 스피드도 지난 경기보다 떨어졌다. 그게 안타를 많이 맞은 이유"라며 "오랜만에 4일 휴식으로 나오다 보니 적응이 덜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이후 4일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4일 휴식과 5일 휴식 차이에 대해 류현진은 "아무래도 하루를 더 쉬면 체력적으로 회복이 잘 된다. 그 하루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아직까지는 4일 휴식이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 4일 휴식인데 스스로 이 부분을 보완 과제로 삼았다.
류현진은 올해 4일 휴식 후 등판에서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지 못했다. 4일 휴식 후 나온 5경기에서 3승1패 평규자책점 3.03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5일 휴식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03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성적이다. 6일 이상 휴식 후 3경기에서는 승리없이 1패 평균자책점 3.15로 가장 좋지 못했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5일 휴식 후 등판하는 로테이션에 익숙해져있다. 일주일의 첫 경기인 화요일 경기에 나오면 4일 휴식 후 일요일 경기에 등판하기도 했지만 한 달에 한 번꼴에 불과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끊임없이 4일 휴식 후 등판 일정이 반복되며 이 같은 살인적인 일정에 적응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메이저리그 취재차 미국을 찾은 손혁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메이저리그 경험이 많은 (서)재응이에게 물어봤는데 아무리 많이 경험을 해도 4일 휴식 등판은 쉽게 적응이 안 된다고 하더라. 그만큼 4일 휴식 등판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체력이 강한 투수라도 쉽게 적응되거나 극복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시기적으로도 서서히 지칠 때가 되어가고 있다. 6월 중순으로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 시점이다. 이미 투구 능력으로는 류현진이 모자랄 게 전혀 없다. 관건은 결국 체력 또 체력이다. 4일 휴식 후 등판 일정에 적응할 수 있는 체력과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아직 다저스는 97경기가 더 남았다. 이제 전체 일정의 40.1%로 반환점도 돌지 않은 시점이다. 류현진에게도 앞으로 더 많은 선발등판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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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