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SK? 볼넷과 실책에 자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13 21: 36

승부처에서 버티는 힘 하나는 역대 최고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던 SK의 색깔이 옅어지고 있는 것일까. SK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경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그 와중에 팀의 침체도 길어지고 있다.
SK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3-8로 졌다.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기세를 살렸던 SK는 나머지 2경기에서 내리 지며 오히려 위닝시리즈를 내줬다. 3연전 돌입 전까지만 1경기였던 6위 두산과의 승차는 2경기로 벌어졌고 연패에 빠졌던 두산의 기까지 살려줬다. 7위라는 순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SK는 치열한 중·상위권 판도에 좀처럼 끼지 못하고 있다.
12일 경기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상대 선발은 더스틴 니퍼트였다. 경기 후 두산 벤치도, SK 벤치도 “니퍼트가 잘 던졌다”라고 했다. 힘에서 밀린, 어쩔 수 없는 경기였다. 그러나 13일 경기는 양상이 달랐다. 내놓는 카드마다 통하지 않았다. 여기에 실책도 겹쳤다. 대등하게 갈 수 있는 흐름에서 스스로 무너졌다. 사실상 자멸이었다.

SK는 1-4로 뒤진 5회 2점을 따라잡았다. 두산도 불펜이 불안한 상황이다. 1~2점 싸움이라면 막판 반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 누가 버티느냐의 싸움이었고 이 싸움에서 SK가 먼저 무너졌다. 2점을 얻은 뒤 곧바로 3실점하며 추격 분위기가 완전히 끊겼다.
두 번째 투수 채병룡은 정수빈 김현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에서 임경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임경완은 홍성흔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으나 홈 악송구가 저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허경민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1점을 내줄 때까지만 해도 반등의 여지가 있었지만 이후 고의사구를 포함해 3개의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로 점수를 주자 이야기는 달라졌다. 안타 없이 점수를 추가한 두산은 편해졌고 SK는 급해졌다.
6회에는 수비가 문제였다. 선두 정수빈에게 번트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정수빈에게 너무 쉽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진해수의 퀵모션은 빠르지 않았고 급한 박경완은 공을 놓쳤다. 여기서 김현수의 2루수 땅볼 때 박승욱이 공을 뒤로 흘리며 1점을 더 준 것은 치명타였다.
투수들과 타자들 모두 악착같은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투수들은 과감한 승부를 하지 못했다. 볼넷이 7개나 됐다. 도합 6안타에 머문 타자들은 끈질김이 부족했다. 6구 이상 늘어지는 승부가 거의 없었다. 두산 마운드는 이런 SK 타자들의 성향을 역이용해 맞혀 잡는 승부로 재미를 봤다. 경기 종반에는 투지마저 부족한 모습으로 3루의 SK 팬들을 허탈하게 했다. 진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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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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