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팀들이 불펜에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고민이 심각한 팀들이 맞대결을 가진다. KIA와 SK의 주말 3연전이 예정된 가운데 어느 쪽 불펜이 좀 더 견고한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던 KIA는 13일 현재 29승25패1무(승률 .537)로 5위에 처져 있다. 최근 5연승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분위기를 돌려놓기는 했지만 4월 말까지 선두를 달리던 위용은 아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대업을 거둔 SK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23승28패1무(.451)로 7위다. 7위에 머무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두 팀의 공통 고민은 역시 불펜이다. KIA는 시즌 전 선발 요원이었던 앤서니 르루를 마무리로 돌리며 불펜 강화에 힘을 쏟아왔다. 시즌 중에는 SK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송은범 신승현이라는 자원들을 데려오기도 했다. 그러나 불펜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5.05로 리그 6위다. 블론세이브도 7차례나 됐다.

SK도 웃을 처지는 아니다. SK의 선발 투수들은 나름대로의 몫을 하고 있다. 답답한 타선 지원과 불안한 불펜에도 18승20패, 평균자책점 3.84(리그 3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선발투수들의 손에서 공이 떠나면 급격하게 흔들린다. 불펜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5.10으로 리그 7위고 홀드는 11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불펜 난조 속에 마무리 박희수가 개점휴업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이런 두 팀이 주말 광주에서 격돌한다. 일단 분위기도 두 팀 공히 좋지 않다. KIA는 13일 광주 NC전에서 7-2로 앞선 9회 신승현 앤서니가 나란히 무너지며 동점을 허용했다. 가까스로 이기기는 했지만 또 한 번 팬들의 가슴을 뜨끔하게 했다. 마무리 앤서니가 주중 3연전에 모두 등판한 것을 포함, 최근 6일간 5차례나 등판했다는 것도 부담이다.
SK도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불펜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며 3-8로 졌다. 박희수 이전에는 확실한 믿을 카드가 없다는 것이 SK의 최대 고민이다. 2군에서 몇몇 불펜 자원들의 수혈도 점쳐지는 가운데 처져 있는 불펜 분위기 전환이 급선무다. 한편으로는 이런 사정상 선발 투수들의 임무, 그리고 최대한 빨리 상대 불펜을 끌어내야 할 타자들의 몫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선동렬 감독과 이만수 감독의 불펜 운영 방안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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