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게임쇼 'E3', 한 번에 완전정복 하기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3.06.14 08: 47

일본의 '동경게임쇼', 독일의 '게임스컴'과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꼽히는 미국 ‘E3’ 게임쇼가 지난 12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개최된다. 3대 게임쇼 중에서도 최대 규모인 E3에는 매년 많은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참여해 신형 기술과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E3 2013 역시, 신형 콘솔 게임기를 비롯해 다양한 신작 게임들이 출품되었으며 전세계의 게이머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게이머라면 모를수가 없고 매년 뜨거운 화젯거리가 되는 E3지만, E3가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어디서 개최되는지, 그리고 E3라는 이름의 유래 등에 대한 내용은 모르는 게이머들이 많을 것이다. E3와 E3 2013까지의 역사를 간단하게 알아보자.
E3는 'Electronic Entertainment Expo'의 각 단어의 첫 E를 따서 명명된 것으로 1995년 처음으로 개최됐다. 처음에는 1990년대 초반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던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라는 전자박람회의 한 부분이었으나, 게임산업의 비중이 점점 커지자 95년에 E3라는 이름으로 분리되었다. 2007년과 2008년엔 규모를 축소해 게임 산업 종사자만 참가할 수 있는 형태의 'E3 미디어 및 비즈니스 서밋'으로 개최되었다가 2009년부터 다시 이전과 같은 형태로 개최되고 있다.

3대 게임쇼 중에서도 최대 규모라서 전세계의 게임 업체들이 참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형 게임사의 신작이나 새로운 콘솔 게임기, 신기술의 발표 등은 대부분 E3를 통해 먼저 발표된다. 특히, 전세계의 게이머가 주목하는 행사인 만큼 홍보 효과가 엄청난데, 2001년 E3를 통해 선보였던 Xbox용 1인칭 슈팅 게임 ‘헤일로’는 ‘발매일에 가장 많이 팔린 게임’으로 기록되었을 정도다.
E3는 애틀란타에서 개최되었던 97년, E3의 규모가 대폭 축소되었던 2007년과 2008년을 제외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LA)의 LA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고 있다.
LA 컨벤션 센터는 네 곳으로 나뉘며, 사우스홀과 웨스트홀에 주요 부스가 설치된다. 주로 웨스트홀에는 소니,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등 플랫폼 홀더들의 거대 부스들이 서로 경쟁하듯 자리잡으며, 사우스홀에는 액티비전, 캡콤, 스퀘어에닉스, 반다이남코, 세가 등 주로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게임업체들이 자리잡는다.
▲ E3의 역사, 첫 개최부터 화제만발
E3가 처음 열린 1995년엔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을 통해 비디오게임 산업으로 뛰어들었다. 세가도 '메가드라이브'에 이어 '세가 새턴'이라는 신형 게임기와 출품작들을 공개해 자신들의 신기술을 뽐내며 당시 비디오게임 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닌텐도의 아성을 뛰어넘으려 했다. 쇼가 처음 개최된 이 때, E3는 미국의 게임 이벤트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1996년, 닌텐도가 신형 게임기 ‘닌텐도 64’를 미국에 공개해 큰 화제를 모았다. 후에 캡콤의 대표적인 인기 게임 '바이오 하자드(레지던트 이블)'가 처음 공개됐다. 스타크래프트의 초기 버전이 처음 공개되었던 때이기도 하며, 블리자드가 케이브독에서 개발한 RTS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을 보고 충격을 받아 스타크래프트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1997년, 후에 1인칭 슈팅 게임의 명작이라고 불리는 ‘하프라이프’가 공개됐다.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도 이 때 처음 공개됐다. 1998년엔 ‘하프라이프’와 닌텐도의 명작 어드벤처 게임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의 최종 버전이 공개되었으며, 계속 발매가 미뤄지다 13년 만에 출시된 ‘듀크 뉴캠 포에버’도 이 때 처음 공개되었다.
▲ 전세계를 열광시킨 차세대 콘솔의 등장
1999년은 6세대 콘솔의 윤곽이 드러난 때이다. 세가의 신형 게임기 ‘드림캐스트’가 이 때 공개되었으며, 2000년엔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2’를 처음 선보였다. 2001년엔 닌텐도가 ‘게임큐브’를,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를 최초로 발표했다. 세가는 2001년 E3 이후 드림캐스트가 큰 성과를 내지 못해 콘솔 게임기 시장에서 철수하게 되었으며, 이 때부터 닌텐도, 소니,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게임기 삼파전이 시작됐다.
E3 2006에서는 7세대 콘솔들이 공개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Xbox 360’을 발표하고 앞으로의 서비스 계획, 출시될 작품 등을 소개했다. 소니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3’를 발표했으며 다양한 신작과 함께 ‘SIXAXIS’라는 이름의 모션 센서 컨트롤러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모션 컨트롤러 ‘위모콘’을 도입한 닌텐도의 새로운 게임기 ‘Wii(위)’의 인기가 대단했는데, 일부 언론에서 위를 플레이하기 위해 기다리는 긴 대기줄을 인용하면서 ‘닌텐도가 쇼를 장악했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 2007~2008년, ‘돌연사’한 E3
2006년 7월, E3의 주최를 담당하는 ESA(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은 전시자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행사의 규모를 축소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듬해인 2007년부터 게임업계 종사자들을 ‘초대’하는 방식의 ‘E3 미디어 및 비즈니스 서밋’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되었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게임쇼 E3는 2008년엔 총 참관객 5,000명 정도의 수준까지 축소되고 말았다.
이런 움직임은 게임 업계 관계자와 외부인 모두에게서 비판을 받았다. 특히, ‘심시티’와 ‘스포어’의 개발자로 유명한 윌 라이트는 "거의 좀비처럼 느껴진다. 산 송장 말이다. 신나게 무기 경쟁을 하듯 성장해가던 E3는 돌연사했다....지금 우리는 불확실한 상황에 처했다. 게임 행사가 있었던가, 그 행사가 뭐였지, 어디로 가야되는 거야? 내 생각에 우린 지금 진짜 E3가 몇 년 전에 죽어버린것만 같은 불편한 과도기 영역에 있는 것 같다."라고 언급할 정도였다. 결국 2009년부터는 이전과 같은 형식으로 돌아가게 된다.
▲ 2009년 E3의 화려한 부활, 한국 업체의 참가도 증가
2009년부터는 다시 2007년 이전의 형식대로 돌아가 행사의 크기도 크게 확장됐고,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됐다. E3 2010엔 2009년 실루엣만 공개됐던 각 게임사의 모션 컨트롤러가 실체를 드러내며 모션 컨트롤러의 각축장이 됐다. 닌텐도는 기존의 위모콘의 인식속도와 정밀성을 높여주는 ‘Wii 모션플러스’를,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무브’를, 마이크로소프트는 ‘키넥트’를 공개했다. 특히, 키넥트는 손에 컨트롤러를 쥘 필요 없이 몸동작만으로 조작이 가능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11년부터는 한국 업체의 참가도 증가했다.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과 ‘드래곤 네스트’, 한게임의 ‘테라’, 윈디소프트의 ‘러스티하츠’, 네오위즈게임즈의 ‘레이더즈’ 등의 국내 온라인게임과 러시아 개발사 트라이온의 MMORPG ‘리프트’가 E3에서 미약하지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콘솔이 주류인 해외 시장에서 MMORPG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케 하였다.
2012년에는 모바일게임 출품도 늘었다. 특히, 위메이드는 ‘프로젝트 드래곤(가칭)’, ‘바이킹 아일랜드’, ‘카오스&디펜스’, ‘펫 아일랜드’, ‘고블린 모바일’, ‘프랜드 파이터’, ‘히어로 스퀘어’ 등의 8개의 모바일게임을 출품했으며, 웹젠, 이스트 소프트 등의 8개 업체도 ‘E3 한국 공동관’을 운영해 국내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을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진행 중인 2013년 E3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 One’을,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4’를 출품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X박스 원은 게임 기능 외에도 TV 셋탑 박스의 기능도 겸할 것이라 밝혀 해당 기능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은 북미 유저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이와 함께 ‘메탈기어 솔리드5’, ‘파이널 판타지’, ‘그란 투리스모6’, ‘어쌔신 크리드4’ 등 인기 게임의 후속작을 비롯한 다양한 신작 게임들도 출품되어 관람객들의 눈과 손을 즐겁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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