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넥센 주말 빅뱅, 천적 재현인가 청산인가?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6.14 10: 51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다. 2011시즌부터 성립된 천적관계에 반전이 일어날지, 아니면 그대로 반복될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잠실구장을 향하고 있다.
LG와 넥센은 14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주말 3연전을 벌인다. 3.5경기 차이에 2위 팀과 3위 팀의 대결일 뿐 아니라, 매 경기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접전을 벌였던 두 팀이기 때문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양 팀 모두 승리에 배고픈 상황이다. LG는 지난 한 달 동안의 상승세를 이어가야하고, 넥센은 최악의 팀 분위기를 끊고 일어나야 한다.
LG는 지난 2년 동안 넥센과 지독한 악연을 맺었다. 2011시즌 한 때 5할 승률 +11까지 찍으며 질주하던 LG는 당시 최하위에 있던 넥센에 발목 잡히며 악몽과도 같은 추락을 경험했다. 상대전적에서 7승 12패로 LG가 열세였는데 경기 내용은 혈전이 따로 없었다. 19번의 맞대결 중 9경기가 1점차 승부, 5경기는 연장 접전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기에서 LG는 힘만 쓰고 패했다. 올스타브레이크를 앞두고 열린 목동 3연전을 모두 내주며 승률이 5할까지 떨어졌고, 후반기 넥센과의 첫 3연전도 스윕 당했다. 추락한 LG는 다시 올라오지 못하고 2011시즌을 마쳤다. 

지난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양 팀 상대전적 6승 13패로 LG의 열세였다. 이번에도 2점차 이내 승부가 9번일 정도로 치열했는데 LG는 유독 잠실 홈에서 2승 8패로 고개를 숙였다. 특히 2012년 5월 23일 잠실구장에서 LG는 넥센이 창단 첫 1위에 등극할 때 그림자로 자리했다. 양팀 최종 성적도 넥센이 6위, LG가 7위, 어느덧 넥센이 LG보다 강한 팀이 됐다.
LG는 지금이 악연을 끊을 수 있는 기회다. 무엇보다 절묘한 신구조화로 지난 10년 중 가장 전력이 좋다. 7번 연속 위닝시리즈로 팀 분위기도 정점을 찍고 있다. 주축 타자들이 모두 부상에서 돌아왔고 마운드도 짜임새 있게 구성됐다. 몰라보게 선수층이 두터워졌고 그러면서 10년 동안 잃어버렸던 킬러본능도 생겼다.
지난 한 달 동안 9개 구단 최고 성적(16승 7패)을 찍고 있는데 최다 역전승(7승), 두 번째로 적은 역전패(3패)를 당했다. 5회까지 앞선 9경기를 모두 가져갔으며 5회까지 뒤진 8경기 중 반을 승리했다. 팀 타율 2할9푼·득점권 타율 3할1푼4리로 2위, 팀 평균자책점 3.17로 2위 삼성의 3.70보다 압도적으로 앞선 1위, 7번의 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블론세이브는 전무하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삼성과 치열한 선두 대결을 벌이며 승승장구하던 넥센은 최근 10경기서 3승 6패 1무, 4연패로 위기에 빠졌다. 지난 9일 내야수 김민우의 음주 사고, 12일 토종 에이스로 치고 올라오던 김병현의 퇴장, 13일 뒤늦게 밝혀진 신현철의 음주 사고 등 야구 외적인 요인이 팀을 뒤집어놓았다. 프로야구 역사를 돌아봐도 야구 외적인 사건이 팀 추락의 시발점이 된 경우는 비일비재했다.
야구 내적으로 봐도 안 좋다. 선발진이 붕괴되면서 시즌 최다 4연패 중이다. 믿었던 외국인 원투펀치 브랜든 나이트와 앤디 밴 헤켄이 최근 선발 등판서 각각 6이닝 6실점, 6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김병현도 3⅔이닝 3실점, 강윤구도 4이닝 3실점으로 선발투수 임무를 소화하지 못했다. 아무리 넥센이 불안한 마운드를 타격으로 극복해왔다고 해도 경기 초반부터 상대에 분위기를 빼앗기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승리로 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다. 때문에 상대전적에서 앞서고 심리적 우위를 점해온 LG전은 호재가 될 수 있다. 아무리 LG가 상승세라고 해도 넥센 선수들은 지금 이 시점에서 LG와 만나는 것을 기회라 여길 것이다. 
한편 LG는 14일 선발투수로 승리 아이콘 류제국을, 넥센은 LG 킬러 김영민을 예고했다. 류제국은 지난 5월 19일 한국무대 데뷔전을 치렀고 LG는 지금까지 류제국이 선발 등판한 4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김영민은 LG만 만나면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지난 시즌 거둔 5승 중 3승이 LG를 상대로 나왔고 LG전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했다. 올 시즌 또한 LG와 맞붙은 두 번의 경기서 각각 1실점만 기록하며 LG전 평균자책점 1.54를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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