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입국 전부터 한국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이란의 머릿속이 복잡하다. 현재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이란은 이대로 순위를 유지하면 월드컵 진출을 확정짓는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오는 1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리는 최종전 상대가 조 1위 한국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홈에서는 한국을 1-0으로 이겼지만, 해발 1300m에 이르는 고지대에서 열린 홈경기의 이점을 한층 살린 영향이 컸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한국의 홈이다. 이란의 이점은 전혀 없다.
그런 상황에서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에 오기 직전 "최강희 한국 감독은 이란에 모욕을 줬다. 한국에 도착하면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사서 최강희 감독에게 주겠다. 그걸 입을 용기가 있길 바란다. 최강희 감독은 한국 축구의 일원이 아닌 것 같다. 대표팀 감독의 수치다"고 독설을 쏟아냈다. 케이로스 감독의 이러한 발언은 11일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친 후 최강희 감독이 "이란에서 받았던 푸대접과 경기 중의 좋지 않은 상황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한 것의 답변이었다.

최강희 감독으로서는 당연한 말이었다. 한국은 지난해 이란 원정서 최악의 대우를 받았다. 잔디도 제대로 심어있지 않아 맨땅과 같은 훈련장에서 훈련을 했고,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도 제대로 되지 않아 경기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최악의 조건이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자신들이 최선을 다 했다고 했지만 사실과 전혀 달랐다. 또한 최강희 감독이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치고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도 굳이 격렬하게 반발할 이유도 없었다.
케이로스 감독의 독설은 이란을 뭉치게 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란에 지더라도 대패하지 않는 이상 월드컵에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 한국과 달리 이란은 한국에 패배할 경우 브라질행이 좌절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란은 승점 2점 차로 추격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이 홈에서 열리는 카타르와 경기서 승리할 경우 순위가 역전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이 지난 2005년 8월 사우디아라비아전을 마지막으로 월드컵 아시아 예선 홈경기서 패배한 적이 없다는 점도 이란에는 최악의 상황이다.
이란은 한국에 무조건 승리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하려는 의도로 "최강희 감독이 이란에 모욕을 줬다"는 발언까지 한 셈이다. 모잠비크 출신의 포르투갈 국적을 지니고 있어 이란과 무관한 케이로스 감독으로서는 말이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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