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냈을 법하다.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다저스 불펜의 핵심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팬들의 답답함만 모으고 있는 로날드 벨리사리오(31)와 브랜든 리그(30) '콤비'의 이야기다.
다저스는 13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2회 끝에 6-8로 졌다. 선발 류현진이 6이닝 동안 11개의 안타를 허용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3실점으로 막았지만 불펜이 류현진과 팀의 승리를 날렸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신예 크리스 위드로가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에서는 벨리사리오-리그가 4실점을 합작(?)하며 결국 고개를 숙였다.
연장 12회초는 말 그대로 악몽이었다. 4-4로 맞선 상황에서 다저스는 벨리사리오가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전날(12일) 벤치클리어링에서는 용맹하게 싸웠지만 마운드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벨리사리오에 이어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리그도 별다른 재간을 보여주지 못했다. 역시 애리조나 타선의 뭇매를 맞았다. 다저스가 12회말 2점을 따라 붙었음을 생각하면 두 투수의 난조는 더 아쉬웠다.

문제는 이런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시즌 개막 때까지만 해도 두 선수는 다저스의 필승조였다. 벨리사리오는 가장 중요한 순간 마운드에 오르는 중간 투수 중 하나였고 리그는 팀의 마무리였다. 그러나 계속된 난조에 결국 두 투수 모두 보직을 내놔야했다. 벨리사리오는 최근 보직이 애매해진 상황이고 젠슨에게 마무리를 내준 리그 역시 운영 방안을 놓고 팀을 고민하게 하고 있다.
두 선수의 이런 난조를 예상하지 못했던 다저스다. 벨리사리오는 지난해 68경기에 나가 8승1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했었다. 올해까지 통산 73세이브를 거둔 리그도 다저스 불펜에서는 가장 마무리 경험이 풍부한 선수였다. 하지만 두 선수의 예상치 못한 심각한 부진에 다저스 불펜 운영 방안도 완전히 꼬였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런 두 선수의 부진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매팅리 감독이 특별한 수를 꺼내들지 못하고 있다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다저스는 이들을 대체할 만한 자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팜 내에서 계투 요원을 찾는 것은 쉽지 않고 트레이드를 통한 승부수도 꺼내들기 애매한 시점이다. 두 투수가 살아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선발진에 비해 불펜에 대한 투자는 적었던 지난겨울의 행보를 꼬집는 여론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이런 불펜의 불안감은 선발 투수들의 심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가중되고 있다. 뒷문이 불안하면 선발 투수들의 투구 내용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큰 부담은 대개 좋지 않은 결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에 다저스가 어떤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팀 성적 향상과도 직결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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