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지난 칼럼에서 안산, 인천, 이천에서 열릴 예정인 2013년 여름 시즌에 개최 예정인 록 페스티벌을 살펴 보았다. 각 페스티벌마다 추가로 참여가 확정되고 있는 아티스트 라인업을 업데이트하고 언론을 통해 자세히 알리고 있는데, 한 명의 유료 관객이라도 더 모으려는 각 페스티벌 관계자들의 열띤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것 같다.
7월말에서 8월초까지 3개 페스티벌의 치열한 전쟁이 종료된 후, 8월 중순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대형 공연장에서는 양대 록 페스티벌이 진검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바로 “슈퍼소닉 2013”과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9 시티 브레이크”이다.
1. 가왕 조용필, 최초의 록페 참가 “슈퍼소닉 2013”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슈퍼소닉 2013” 페스티벌의 최대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한국 대중 음악의 전설 가왕 조용필이 무대에 선다는 것이다. 45년 음악 역사를 걸어오는 동안 최초로 대형 록 페스티벌과 인연을 맺은 조용필이 8월 14일과 15일 올림픽 공원 내 공연장에서 펼쳐질 “슈퍼소닉 2013”의 헤드라이너로서 자신의 공연에서 보여줬던 가공할만한 티켓파워를 입증할 지가 최대의 관심사이다.
8월 15일을 장식할 조용필이란 브랜드의 위력이 제대로 드러난다면 5~60대 중 장년 음악 팬들도 대거 록 페스티벌을 즐기는 매우 이색적이면서도 기념비적인 기록을 만들게 될 것 같다. 같은 날 우리나라 프로그레시브 록 마니아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이태리 밴드 뉴 트롤즈(New Trolls)와 미국의 신진 록 밴드 핫 첼레 래(Hot Chelle Rae)가 한국 관객을 만날 예정이고, 자우림•10cm•버벌진트 등 국내 인기 음악인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전날인 14일에는 정통 일렉트로닉과 소울 음악으로 오랜 기간 변함없는 인기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펫 숍 보이즈(Pet Shop Boys)와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And Fire)가 투 톱으로 서게 되었고, 딕펑스와 슈퍼키드 등 역동적인 국내 인기 밴드들의 공연 역시 기대를 모은다.
과연 공연기획사 입장에서는 ‘조용필 카드’가 관객 유치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빅 카드’가 될 수 있을지 티켓 판매 추이를 세심히 살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루의 간격을 두고 이어질 이 페스티벌에 촉각이 곤두설 수 밖에 없는 당연한 일인 듯 하다.
2. 메탈리카와 뮤즈 두 거함 밴드의 등장,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9 시티 브레이크”
8월 17일(토)과 18일(일)에는 2013년 여름 대형 록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할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9 시티 브레이크”가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다. 한국 공연 시장의 질서를 문란하게 만든다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일부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던 이 페스티벌에 아마도 천정부지의 개런티를 받고 한국 공연 무대에 설 최정상의 인기 록 밴드 메탈리카(Metallica)와 뮤즈(Muse)가 양일간 헤드라이너로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천에서 열리는 “지산 월드 록 페스티벌”과 함께 올해 처음 열리게 될 이 페스티벌은 큰 출혈을 감행하더라도 첫 회 음악 팬들의 뇌리에 각인되기 위해, 최고 흥행 카드를 내세운 듯 하다. 국내에서도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메탈리카와 뮤즈의 등장만으로도 다른 페스티벌 라인업보다 무게 감을 느끼게 되는데, 영국 밴드 애쉬(Ash)와 김창완 밴드•장기하와 얼굴들•아폴로 18의 합류 역시 예사롭지 않다.
특히 펑크의 대부로 불리는 이기 팝(Iggy Pop)과 그의 밴드 스투지스(The Stooges)가 한 무대에 오르는 것 역시 중년의 록 음악 마니아들에게는 결코 놓칠 수 없는 라인업이 될 것이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9 시티 브레이크”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여름 록 페스티벌 시장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할 수 있을지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이제 불과 40여일 뒤엔 여름 휴가와 함께 록 페스티벌 시즌이 시작된다. 극심한 난립양상을 보이 게 된 2013년 대한민국 여름 공연 시장은 이제 음악 관객들의 냉정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다섯 개 페스티벌 모두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를 바라겠지만, 흥행 성공 혹은 실패란 꼬리표가 붙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한국의 공연 시장 현실에서 이렇게 많은 록 페스티벌이 엇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개최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상황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서, 티켓 비용을 지불하고 공연장을 찾을 모든 관객들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이 이루어지길 바랄 뿐이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