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한 선배 박주호(26, FC바젤)가 다음 시즌 별들의 잔치에 나설 손흥민(21, 레버쿠젠)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건넸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나섰다. 18일 이란과 최종전을 앞두고 있는 최강희호는 이날 오후 파주에서의 마지막 훈련을 마쳤다. 대표팀은 15일 오전 격전지인 울산으로 이동한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짓는 중차대한 일전이다.
최 감독은 훈련을 마친 뒤 전술의 변화가 있냐는 질문에 "오늘까지는 그냥 어떤지 본 것이다.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면서 "15일과 16일 훈련을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이날 훈련이 큰 의미가 없었음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즈벡전에서 가동했던 4-4-2 포메이션에서 이날 훈련에서는 4-1-4-1로 변화를 시도했다. 부상을 입은 두 베테랑 곽태휘와 김남일을 제외하고는 모든 선수들이 구슬땀을 훌렸다.
미니 게임 전반전에는 지동원이 원톱 자리를 꿰찼다. 손흥민 이명주 김보경 이청용이 미드필드를 형성했고, 장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포백 라인에도 적잖은 변화가 나타났다. 좌측면에 김치우 대신 박주호가, 중앙 수비에 곽태휘 대신 정인환이 들어왔다. 우즈벡전서 맹활약했던 김영권과 김창수도 남은 두 자리를 차지했다. 후반 들어서는 지동원이 빠지고 이동국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나머지 선수들은 그대로 자리를 유지했다. 결국 주전조는 이동국 손흥민 이청용 지동원 등 공격수들이 모두 골맛을 보며 4-0 완승을 거뒀다.
눈에 띄는 대목은 박주호의 활약이었다. 좌측면에서 안정적인 수비와 더불어 활발한 오버래핑을 선보였다.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는 덤이었다. 박주호는 지난 레바논전과 우즈벡전서 김치우에 밀려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어쩌면 이란전은 그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박주호는 훈련을 마친 뒤 "제 나름대로 컨디션을 끌어 올리려고 했다. 김치우는 K리그에서 전체적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란은 아시아권에서 피지컬이 좋은 팀이라 쉽게 밀리지 않는 팀이다. 이명주 등 미드필더들이 이란 선수들이 공을 잡았을 때 많이 괴롭혀야 한다"라고 각오를 보였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한 선배로서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손흥민에게 조언도 건넸다.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통해 축구에 대한 열정이 더 커졌다. 흥민이도 다음 시즌 더 큰 열정을 갖게 될 것이다"라는 박주호는 "관중 등 모든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특히 서있을 때 주제곡이 나오는데 그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묘하게 좋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8일 오후 9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조 선두인 한국은 대패하지 않는 이상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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