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배, 데뷔 후 처음으로 타석에 등장할 뻔했던 사연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6.14 22: 23

한국 프로야구는 지명타자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만약 지명타자가 선수 교체로 인해 수비에 들어가게 된다면 규정 상 지명타자는 소멸된다. 그렇게 되면 자동으로 투수가 타석에 들어가야 한다.
14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 한화의 경기에서 이와 같은 장면이 나왔다. 롯데는 이날 7번 타순에 지명타자 김대우를 출장시켰다. 김시진 감독은 6-5로 다시 앞서간 7회말 김대우 타석에서 황재균을 대타로 내보냈다. 황재균이 볼넷을 얻어내 1사 만루를 채우자 김 감독은 이번에는 3루수로 선발 출전한 8번 신본기 자리에 대타 조성환을 투입했다.
롯데는 대타작전으로 한 점을 추가했고 8회초 황재균이 3루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지명타자 자리에 들어갔던 황재균이 수비에 들어가자 자동적으로 지명타자는 소멸됐고 8번 타순은 투수의 자리가 됐다.

8회말 롯데의 공격이 시작되자 앞선 8회초 2사 후 등판한 김성배의 이름이 8번 타순에 들어가게 됐다. 롯데는 8회에도 2루타 2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로 2점을 보탰다. 롯데는 1사 2루에서 6번 전준우-7번 황재균 가운데 한 명만 출루에 성공하면 8번 김성배까지 타순이 돌아가게 됐다.
만약 접전 상황이었으면 김성배 타석에 대타를 내야 할 상황. 하지만 롯데가 이미 점수차를 4점으로 벌렸기 때문에 김성배가 굳이 교체될 이유는 없었다. 더그아웃에 있던 김성배는 머쓱한 듯 웃으며 타석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김성배 옆에 조언자 두 명이 붙었다. KBS N 중계화면에 잡힌 정민태 투수코치는 김성배에게 '최대한 타석에서 멀리 떨어져 그냥 서있으라'는 몸짓을 했다. 그러자 송승준이 끼어들어 방망이를 휘두르는 척 하더니 가능하면 쳐 보라는 시늉을 했다. 둘 사이에서 김성배는 머리를 감싸쥐며 웃기만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성배는 타석에 들어가지 못했다. 전준우가 내야 땅볼, 황재균이 삼진아웃으로 물러나고 만 것. 마음 속으로 타격 준비를 마쳤던 김성배는 프로데뷔 첫 타격이 무산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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