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26, FC 바젤)와 정인환(27, 전북)이 다시 한 번 최강희 감독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할 이란전을 앞두고 있다.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던 우즈벡전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해 닥공을 구현했다. 하지만 비기기만 해도 자력 진출을 확정짓는 이란전은 보다 안정적인 그림이 필요하다.
밑그림이 나왔다. 원톱 가동에 중앙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는 것인데 우즈벡전과 비교해 라인업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우즈벡전은 레바논전의 부진으로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줬다면 이란전은 부상과 경고 누적 등이 변수다. 두 베테랑 김남일과 곽태휘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고 '독립 투사' 박종우도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최 감독은 지난 14일 훈련에서 4-1-4-1 전형을 실험했다. "오늘까지는 그냥 어떤지 본 것이다.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 15일과 16일 훈련을 해봐야 전술적인 그림이 나올 것 같다"고 애써 의미부여를 하진 않았지만 얼토당토않은 실험을 했을 리 만무하다. 어느 정도 최 감독의 의중이 반영됐을 터.
박종우의 자리를 꿰찬 김보경도 눈에 띄었지만 그간 자주 바뀌었던 수비 라인의 변화에 더 시선이 쏠린다. 중앙 수비수 곽태휘와 좌측 풀백 김치우 대신 줄곧 정인환과 박주호가 주전조로 나섰다. 이들이 또 다시 최心을 사로잡을지 관심사다.
박주호는 최종예선 1, 2, 3차전서 내리 풀타임 활약했다. 이후 윤석영과 박원재에게 자리를 내주며 자취를 감췄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등 유럽 무대에서의 맹활약으로 호흡을 가다듬었다. 레바논전 선발 출격이 유력했다. 리그를 마친 뒤 늦게 합류해 기회를 잡지 못했다. 때마침 '경쟁자' 김치우는 극적인 동점골로 눈도장을 찍었다. 우즈벡전도 박주호의 자리는 벤치였다.
절치부심했다. "기회가 온다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기여할 것"이라며 묵묵히 땀을 흘렸다. 이날 훈련에서도 안정적인 수비와 더불어 활발한 오버래핑을 선보였다.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는 덤이었다. 독기를 품었다. 박주호의 이란전 선발 출전 가능성은 확실히 높아졌다. 이란은 마수드 쇼자에이, 레자 구차네자드 등 위협적인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공격에 무게 중심이 쏠린 김치우보다는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박주호가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이날 훈련처럼 이명주의 짝으로 '왼발의 달인' 김보경이 나온다면 '세트피스 키커' 김치우의 장점도 반감된다.
최강희호의 황태자로 떠올랐던 정인환도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있다. 지난해 10월 테헤란 원정길서 깜짝 풀타임 활약했던 정인환은 카타르와 홈경기서도 풀타임을 뛰며 승리에 일조했다. 180도 상황이 변했다. 레바논전서 김기희에게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우즈벡전도 김영권에게 밀려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와중 때아닌 기회가 찾아왔다. '캡틴' 곽태휘가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앞서 '경쟁자' 김기희는 레바논전서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젊은 피' 장현수는 중앙 수비수보다는 1차 저지선 역을 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최강희호는 오는 18일 오후 9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조 선두인 한국은 대패하지 않는 이상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짓는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인 운영이 더 중요한 때다. 박주호와 정인환이 최 감독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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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정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