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로 우뚝 선 쉐인 유먼(34)은 13승 7패 평균자책점 2.55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탈삼진 142개로 이 부문 3위에 오르면서 '닥터 K'다운 명성을 톡톡히 뽐냈다.
올해도 유먼은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지키면서 6승 3패를 거두고 있고 평균자책점은 4.03을 기록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는 9번으로 선발투수로 제 몫은 하고 있지만 작년만큼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지는 못하다.
가장 큰 변화는 탈삼진의 감소다. 작년 유먼은 9이닝당 7.1개의 탈삼진을 잡아냈지만 올해는 4.9개로 확 줄었다. 탈삼진 능력이 떨어지면서 유먼은 맞혀 잡는 피칭으로 전환했고, 때문에 피안타율은 2할8푼2리에 이른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제 몫은 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투구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유먼은 14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올 시즌 최다 탈삼진을 기록했다. 5회까지 한화 타선을 상대로 탈삼진 7개를 잡아냈다. 역시 주무기는 서클 체인지업이었다. 우타자만 7명이 포진한 한화를 상대로 유먼은 서클 체인지업으로 재미를 봤다. 전체 109개의 투구수 가운데 서클 체인지업은 35개로 32%에 달했다.
7개의 탈삼진 가운데 5개가 서클 체인지업이었다. 김태균에게 잡아낸 2개의 삼진(직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는 모두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공이었다. 한화 타자들은 유먼의 날카롭게 떨어지는 서클 체인지업에 방망이가 나가는 것을 참지 못했다.
오랜만에 주무기인 서클 체인지업이 통한 것에 고무된 탓일까. 유먼은 투구수가 늘어나 악력이 떨어진 5회에도 서클 체인지업을 고수했다. 서클 체인지업의 약점은 실투, 힘이 떨어져 공이 한 가운데로 몰리면 배팅볼이나 다름없다.
호투를 이어가던 유먼이었지만 5회에는 오히려 서클 체인지업에 발목이 잡혔다. 선두타자 고동진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유먼은 대타 임익준과의 승부에서 서클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하지만 결과는 중전안타. 이걸 또 중견수 전준우가 더듬어 한 점을 내줬다. 이후 유먼은 2사 1,2루에서 최진행과 마주했다. 이전 두 타석에서 유먼은 최진행을 서클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했다. 롯데 배터리의 선택은 또 서클 체인지업이었다. 그렇지만 최진행은 두 번 당하지 않았다. 볼카운트 1B1S에서 유먼의 131km 체인지업은 밋밋하게 한 가운데로 들어왔고, 이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으로 연결시켰다.
올해 유먼의 탈삼진이 줄어든 건 서클 체인지업이 힘을 잃으면서 부터다. 상대 타자들은 이제 유먼의 서클 체인지업에 속지 않고 커트를 해낸다. 유먼은 오랜만에 빛을 발하는 자신의 서클 체인지업을 너무 믿었고, 결국 실투로 이어져 역전 스리런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양날이 검이 된 그의 결정구였다. 결국 유먼은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5실점으로 시즌 7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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