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26일 '응답하라 1999' 팬서비스데이를 실시한다. 1999년 당시 활약했던 주요 선수들을 초청해 팬사인회를 진행하고 1,3루측 지정석과 외야자유석을 1999원에 판매한다.
한국시리즈에서 한화에 져 우승이 좌절됐던 1999년 롯데지만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승부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펠릭스 호세다. 호세는 1999년 타율 3할2푼7리 36홈런 122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롯데를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롯데와 한화의 맞대결을 앞둔 14일 사직구장에서 '응답하라 1999'가 화제가 됐다.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만난 한화 김응룡 감독은 "사실 호세가 해태에 입단할 뻔 했다"고 공개했다.

현재는 각 구단이 스카우트를 현지에 파견, 외국인선수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지만 초기에는 한국 프로야구 입단을 희망하는 선수들이 모여 트라이아웃을 실시했다. 당시 해태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 감독은 "호세가 야구를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리 선수와 이야기를 했다. 자기는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생각이 없다고 하기에 '계약금으로 10만달러를 주겠다. 우리가 지명할테니 그냥 참가만 하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호세는 해태가 아닌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전 해인 1998년 5위를 했던 해태보다 8위였던 롯데의 지명순위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사실 호세 정도의 거물급 선수가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는데 관심을 보이지 않을 구단은 없었다. 호세는 1991년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타율 3할5리 8홈런 77타점을 기록하며 올스타전까지 나갔었다.
김 감독은 "내가 호세한테 이야기를 해 놔서 (트라이아웃에) 불렀지만 롯데가 먼저 지명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룰이 그렇게 돼 있으니 괜찮다"면서 "당시 김명성 감독이 전화를 걸어 와 '죄송하다'고 하기에 괜찮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는 해태의 재정상태다. 당시 해태는 모기업 재정악화로 선수단에 큰 돈을 투자하기 힘들었다. 계약금으로만 10만달러를 호세에게 지급하는 건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을 터. 김 감독은 "당시 단장이나 사장이 (계약금을) 안 줄 것 같았다. 그냥 일단 부르고 본거지. 그때는 해태가 돈을 많이 안 썼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타자로 지금도 거론되는 호세지만, 악동같은 행동으로 더 많은 후일담을 남겼다. 사실 1999년 해태의 외국인선수 선택도 나쁘지 않았다. 연봉 3만 달러로 영입한 트레이시 샌더스는 양준혁-홍현우와 함께 중심타선을 이루면서 타율은 2할4푼7리로 낮았지만 40홈런 94타점으로 제 몫을 충분히 했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