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곳에 어울려 싸웠으니 비슷한 벌을 받는 것이 상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원인 제공’ 측면을 더 중시했다. 애리조나 선수단의 징계 수위가 LA 다저스에 비해 더 강했던 이유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MLB 사무국은 15일(이하 한국시간) 1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벌어진 난투극에 대한 징계 수위를 발표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과 커크 깁슨 애리조나 감독이 나란히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가운데 전반적인 강도는 애리조나 쪽이 더 셌다. 빈볼을 던져 즉시 퇴장당한 이안 케네디가 10경기, 공격적인 성향이 강했던 에릭 힌스케가 5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비하면 다저스 선수로 출전 정지를 받은 J.P 하웰, 스킵 슈마커(이상 2경기), 로날드 벨리사리오(1경기)의 징계는 다소 약했다. 야시엘 푸이그와 잭 그레인키는 공개되지 않는 벌금을 내는 수준에서 징계가 마무리됐다. 마크 맥과이어 타격 코치가 2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으나 코치라는 측면에서 선수들의 징계만큼 타격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초 14일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번 징계는 더 정밀한 비디오 판독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종합하기 위해 하루 정도가 늦어졌다. 고심 끝에 결론을 내린 MLB 사무국은 애리조나 쪽이 원인을 제공했다며 간접적으로 다저스의 손을 들어줬다.
실제 다저스 쪽 인사들의 징계 사유를 보면 난투극 상황에서의 공격성이 대부분이다. 실제 맥과이어 코치를 비롯한 다저스 선수들은 멱살을 잡고 심지어 주먹을 날리기도 했다. 반면 애리조나 선수들은 ‘고의적’이라는 문구가 자주 드러난다. 케네디의 경우는 이미 전 상황에서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레인키에게 빈볼을 던졌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케네디는 경기 후 “고의가 아니었다”라고 했지만 MLB 사무국은 “고의로 공을 던졌다”고 해석했다.
깁슨 감독의 징계도 케네디와 비슷한 사유다. 이미 그 전 상황에서 경고가 있었음에도 케네디에게 빈볼을 던지도록 지시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매팅리 감독이 “난투극 상황에서의 행위”로 징계를 받은 것과는 사뭇 다르다. 두 팀 모두 징계 수위가 약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어쨌든 다저스는 최악의 상황을 피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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