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 아래를 내려 보는 데 익숙한 팀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한참 위를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7위 SK의 이야기다. 6월이 최대 고비가 된 가운데 이 시기를 버티는 것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SK는 14일 현재 23승28패1무(승률 .451)로 7위에 처져 있다. 최근 들어 항상 시즌 초반에 강했던 면모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어느덧 선두 삼성(33승18패1무)과의 승차도 10경기까지 벌어졌다. ‘왕조’를 연 2007년 이후 SK가 이렇게까지 내려 앉은 기억은 없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힘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위기론은 당연하다.
물론 시선을 좁히면 희망은 보인다. 포스트시즌 사정권인 4위 롯데와의 승차는 5경기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충분히 만회가 가능한 승차다. 그러나 중위권이 워낙 두껍다는 것도 부담이다. 3위 LG부터 6위 두산까지의 승차는 3.5경기에 불과하다. LG·롯데·KIA·두산 중 3팀을 제쳐야 한다는 의미인데 쉽지 않은 과제다.

팀 상황도 썩 좋지 못하다. 시즌 전부터 팀을 짓누르고 있는 부상악령이 쉬이 사라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선수 한 명이 돌아오면 선수 하나가 이탈하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선보였던 신예들인 이명기 한동민의 부상이 대표적이다. 정근우 최정도 잔부상으로 결장하는 경기가 늘어가고 있다. 예전에 비하면 떨어진 전력인데 이 전력마저도 100%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기존의 주축 선수들도 부진을 완전히 탈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7월부터는 몇몇 호재가 있다. 더 이상의 추가 이탈자가 없다는 전제하에 전력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명기 한동민은 이르면 6월 말, 늦어도 7월 초반 복귀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다쳤던 손목이 완벽하지 않은 이재원도 7월 정도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팀의 진단이다. 지난해 불펜의 핵심 요원이었던 박정배도 14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1군에 등록됐다.
결국 6월을 잘 넘기는 것이 관건이다. 추월까지는 아니더라도 4위권과의 승차를 좁힐 수 있다면 막판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일정은 쉽지 않다. 올스타전까지는 휴식일이 없을뿐더러 주말 KIA전을 끝내면 삼성·롯데·넥센·LG와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현 시점을 기준으로 모두 4강권에 위치하고 있는 팀들이다. 여기서 버티지 못하고 처지면 후반기에는 더욱 더 힘들어질 수 있다. SK가 시즌 판도를 가를 보름을 맞이하고 있다. 투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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