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시즌 1’에서 부활의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짓던 순박한 청년. 주특기인 노래 외에도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오가며 성실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손진영(28)이 매달 4박5일씩 군대를 다녀오고 있다. 바로 요즘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MBC ‘일밤-진짜 사나이’를 통해서다.
‘진짜 사나이’는 리얼 입대 프로젝트라는 구성으로 스타들의 군체험을 다룬 관찰 다큐 예능프로그램. 손진영은 이 프로그램에서 어리바리한 일명 ‘구멍병사’로 샘 해밍턴과 재미를 만드는데 쌍벽을 이루고 있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언제나 허술해서 웃음을 안기고 있다.
“이등병 때는 다 어리바리해요.(웃음) 다 저 같고 샘 해밍턴 형 같고 박형식 같죠. 프로그램에서 제가 당황하고 있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면 새로워요. 카메라가 돌고 있지만 제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는 알 수 없거든요. 우리는 정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니까 방송을 볼 때마다 저의 새로운 모습에 놀라고 있어요. 언제 다소 어리숙한 표정을 지어보겠어요?(웃음)”

손진영은 ‘진짜 사나이’를 위해서 애지중지하는 수염을 밀었다. 평소에 수염을 기르지만 첫 녹화 당시 선임에게 호된 지적을 받고 난 후 촬영을 갈 때마다 수염을 밀고 있다. 아무리 군대 체험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연예인인 까닭에 긴 머리카락은 용인되지만 손진영은 깔끔하게 미는 것을 선택했다. 한 가지 더, 스트레스성 탈모가 있는 그는 ‘진짜 사나이’ 촬영을 하게 되면서 머리카락도 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인터뷰를 위해 만난 손진영은 직업 군인 못지 않은 강렬한 인상을 풍겼다.
“사실 첫 녹화 때는 이 정도의 수염은 넘어갈 것이라고 얄팍하게 생각했던 것도 있었어요.(웃음) 그런데 군인은 용모단정이 생명이잖아요. 수염을 미는 게 당연한 거죠. 촬영이 없는 평소에는 수염을 기르고 있어요. 어차피 탈모가 있으니 머리카락은 이왕 군대 간 김에 밀자고 생각을 했죠.”
4박5일간 군대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고된 훈련을 받다보니 함께 출연하는 다른 스타들과도 많이 친해졌다. 이젠 정말 보지 않으면 보고 싶은 가족 같은 사이다. 그래도 막상 만나면 언제 보고 싶었냐는 듯 짓궂은 농담을 한다.
“촬영일이 다가올수록 함께 출연하는 형들이 정말 보고 싶더라고요. 군생활을 함께 하면 확실히 끈끈해지는 유대관계가 형성되더라고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 있거든요. 평소에도 수다도 떨고 있어요. 어떻게 하다보니 빠른 시간 내에 마음이 통하는 사이가 됐어요.”
손진영은 ‘위대한 탄생’을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험난한 길에 들어선 그는 초반에는 불안감에 잠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았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예능프로그램에서 재밌는 모습을 보여줄지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마음이 조금은 편안하게 됐어요. 물론 촬영 전에 긴장이 되는 것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부담감은 조금 덜었죠.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바뀐 것도 있고요.”
손진영은 ‘진짜 사나이’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꾸미지 않고 오롯이 군대에서 땀을 흘리고 전우애를 쌓는 과정은 재미와 함께 감동을 선사한다.
“사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 전 출연 자체가 고마운 일이이서 인기는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제가 언제 ‘일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보겠어요. 왜 우리 프로그램이 사랑을 받는지 생각도 안 해봤죠. 모두들 카메라를 신경 쓰지 않아요. 제작진과도 대화를 거의 하지 않죠. 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도 따라가지 않아요. 그렇게 진실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진심이 통하는 것 같아요. 진정성이 있으니까 시청자들이 사랑해주시는 것 아닐까요?”
서경석이 명령 불복종으로 논란이 됐던 철조망 수거 장면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시작됐다. 서경석은 첫 번째 부대였던 백마부대에서 철조망을 수거하는 일에서 자신이 빠지게 되자 연예인이라고 특혜를 주는 줄 알고 오해해 명령을 불복종해서 논란이 일었다. 이후 특혜가 아니라 정말 새로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오해는 풀렸다.

“경석이 형이 정말 의리와 전우애가 대단해요. 그때 다른 병사들이 감동을 할 정도였죠. 명령 불복종으로 논란이 됐지만 그래도 우리는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정말 군복무를 하다보면 저절로 느끼는 전우애죠.”
‘진짜 사나이’는 벌써 세 군데의 부대를 다녀왔다. 이들은 이달 말에 네 번째 부대에서 또 다른 촬영을 진행한다. 손진영은 인터뷰 중간 중간에 군대식 말투인 ‘다나까’를 종종 사용했다.
“다나까 말투가 좋은 것 같습니다. 상대방에게 예의도 지킬 수 있고요. 사람들이 이젠 직업 군인 같다고 하던데요?(웃음) 짧은 기간의 촬영이지만 그래도 군대 생활이 몸에 밴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다나까 말투가 나오더라고요. 물론 마음은 군대를 거부하지만(웃음) 벌써 몸은 군인이 된 것 같네요. 촬영이 아닐 때도 새벽 6시에 일어날 때도 많아요.”
손진영은 화룡부대의 양태승 분대장과 꾸준히 연락을 하고 지낸다. 최근 트위터에 병문안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손진영은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갈비뼈 부상을 당했고 병원에 입원했었다. 이때 양태승 분대장이 찾아왔다. 짧은 시간이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벅차고 끈끈한 정을 느꼈단다.
“군대에서는 선임이었지만 제가 나이가 한 살이 더 많아요. 화룡부대 촬영이 끝나기 전에 친구를 하기로 했죠. 선임이니까 친구를 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이 친구가 워낙 예의가 바른 친구라 저를 형으로 대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태승이에게 좋은 형이 돼주기로 했어요.”
‘진짜 사나이’는 센스 넘치는 자막과 편집으로 유명하다. 스타들의 열정적인 군생활을 유쾌하게 표현하는 것이 상황에 맞는 배경음악과 웃음이 절로 터지는 자막이다.
“연기자들은 정말 진실 되게 군생활을 하고 있고요. 제작진은 그런 출연진을 재밌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땡볕에서 저희를 촬영을 하죠. 훈련을 받는 저희의 모습을 담기 위해 장시간 동안 뒷걸음질을 치며 촬영을 하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촬영을 하시죠. 그리고 밤새 편집을 하시고 자막을 입히죠. 정말 제작진이 프로그램을 재밌게 만드는 힘이 대단한 것 같아요.”
손진영은 당분간 ‘진짜 사나이’ 촬영에 매진한다. 물론 본업인 음악 활동을 위해 새 음반을 준비할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위대한 탄생’ 이후 자신의 음악적인 색깔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해서 대중 앞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가수로서 인정을 받고 싶어요. 온 정성을 다해 조만간 음반을 내야하지 않을까 계획하고 있어요. 저는 노래를 정말 사랑하거든요. 일단은 ‘진짜 사나이’ 촬영을 열심히 하고요. 하루 빨리 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jmpyo@osen.co.kr
MBC, 부활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