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힘든 방송이었다. 멤버들이 단체로 고산병에 걸리고 특히 든든한 병만족장마저 심한 몸살로 고통받는 모습에서는 안쓰러움이 밀려왔다. 오지은은 남몰래 힘든 것을 참은 탓에 펑펑 울고 말았다. 멤버들이 육체적-정시적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보는 이를 지치게 했다. 그래도 이날 방송에서 웃음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안정환-노우진 때문이다.
14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in 히말라야'에서는 이들 남남커플의 화학작용이 빛을 발했다. 톰과 제리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계속 붙어다니는, 은근히 잘 어울리는 한 쌍의 모습을 연출했다. 예상치못한 조합이기에 더욱 보는 재미가 있었다. 멤버 개개인에게 많은 분량을 쏟지 않는 이 방송에서 안정환-노우진 커플은 그래도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우선 이들은 '한 건'을 올렸다. 현지인들도 보기 힘들다는 벵갈호랑이를 포착해 촬영한 것. 안정환은 벵갈호랑이 촬영 후 노우진에게 "'정글의 법칙'은 너하고 나하고 살린거야"라고 말하며 뿌듯해했다. 앞서 코뿔소 발견, 물고기 사냥 모두 이들이 해낸 결과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멋지게' 정글 해트트릭 달성했다.

하지만 이들은 마냥 좋아하며 서로 붙어다니는 관계는 아니었다. 안정환이 장난스럽게 노우진을 구박(?)하고 노우진은 이를 당하면서도 전혀 기 죽지 않는 팽팽한 사이인 것.
노우진은 계속해서 안정환에게 축구 얘기를 꺼냈고, 이를 듣다듣다 못 참은 안정환은 질려 하며 "너랑 축구 한번 해야겠다. X망신 한 번 당해야겠냐"라고 노우진을 놀렸다.
하지만 안정환의 진심은 개별 인터뷰에서 드러났다. 본인에게 노우진은 어떤 의미인가를 묻는 질문에 안정환은 "축구를 했던 친구이기 때문에 아직도 미련이 있는 것 같다. 나도 축구를 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잘 이해한다"고 털어놨다.
또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저런 재미있는 친구가 없었으면 진짜 힘들었을 것 같다"라며 "나는 대학교 때 1학년 들어가서 4학년까지 말 한마디도 안 한 친구도 있었다. 그런데 여기 와서 평생 얘기할거 다 얘기하고 웃을거 다 웃고 간다. 고마운 친구다"라고 노우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런가하면 안정환의 면박에도 허허 웃으며 꿋꿋이 그의 옆을 지키는 노우진은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내가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안정환) 형한테 많이 물어본다. 저한테는 정환 형을 만났다는게 진짜 큰 행운이다"라며 동경심을 드러냈다. 나란히 옆에서 취침하는 순간까지도 티격태격 대화를 주고받았다. '오글거리는' 진한 우정보다 어찌보면 더 애틋한 브로맨스(bromacn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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