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정글’ 겨냥한 ‘어드벤처’, 생고생 했는데 왜 재미 없었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6.15 08: 40

MBC 새 예능프로그램 ‘파이널 어드벤처’가 도전자들의 생고생이 담긴 치열한 레이스에도 흥미를 끌지 못하며 아쉬운 첫 방송을 마쳤다. 광활한 정글에서 극한의 서바이벌 레이스가 눈앞에서 펼쳐지지만 어쩐지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한 모양새다. '정글의 법칙'을 잡겠다고 야심차게 기획된 이 프로그램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파이널 어드벤처’는 90일의 대장정 동안 극한의 서바이벌 레이스를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구성이다. MC 김성주가 진행을 보는 가운데 유상철·김주경, 심권호·장윤경, 조성모·류태준, 토니안·정희철, 황인영·이본, 줄리엔 강·정가람, 한혜진·류설미 등 14명의 참가자가 2인 1조로 정글을 누비고 다닌다.
지난 14일 첫 방송이 기록한 시청률은 3.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경쟁 프로그램인 SBS ‘정글의 법칙’(14.7%)과 비교했을 때 턱 없이 부족한 굴욕적인 성적표다.

일단 첫 방송은 도전자들이 카누를 타고 다니며 정글 곳곳에 숨겨져 있는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위험천만한 암벽에 오르는 등의 극한의 체력이 요구되는 미션들이 펼쳐졌다.
도전자들이 정해진 시간 내에 레이스를 펼치고 이 과정에서 무슨 감정을 느꼈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 인터뷰가 중간 중간에 삽입됐다. 도전자들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통해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기획의도대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도전자들의 솔직한 속내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은 했다.
하지만 이날 인터뷰를 통해 보여주는 레이스 도중 함께 팀을 이루는 사람에 대한 고맙거나 미안한 감정이나, 경쟁자에 대한 미묘한 경쟁의식 등은 기존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숱하게 봤던 장면이었다.
가뜩이나 레이스 자체도 새롭지 않은 구성이었는데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겠다고 야심차게 구성한 속마음 인터뷰도 특별히 흥미롭지 않았다.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부추길 정도로 잔인하고 독설, 그리고 인간의 이기심이 난무한 케이블 채널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속마음 인터뷰에 비해 지나치게 착해 심심한 느낌을 줬기 때문.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서 이기심을 조장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수많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노출된 시청자들에게 ‘파이널 어드벤처’는 어딘지 모르게 무난하고 심심한 첫 방송의 인상을 남겼다.
속마음 인터뷰는 향후 이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간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진정성 있는 도전을 보여주기 위한 발판이 되는 구성. 즉 시청자들의 높은 몰입도를 끌어내기 위한 필수 구성이었던 셈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있어서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도전자들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여러차례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녹여낼 수 있는 인터뷰가 흥미를 자극하지 못하며 이 프로그램은 첫 방송부터 단추를 잘못 꿴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아직 첫 방송이기 때문에 다소 밋밋한 전개와 감정이입을 하기에는 부족한 심심한 레이스 구성은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체력과 그에 비해 수직 상승하는 지략들이 첫 방송에서 부족했던 재미와 흥미를 끌어올릴 수는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당초 10회로 구성됐다. 과연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정글의 법칙’에 맞서 정글에서 서바이벌을 펼치는 ‘파이널 어드벤처’가 첫 방송의 아쉬움을 털어버리고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아직 방송이 9회나 남았다.
jmpy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