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의 결선 진출을 노렸던 박기원호가 캐나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참패였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미시소가 허시 체육관에서 열린 2013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조별 대륙간라운드 5차전 캐나다와 경기서 0-3(19-25, 10-25, 18-25)으로 완패했다. 지난 핀란드전에 이어 2연승 뒤 3연패를 당한 한국(승점 7)은 캐나다(승점 9)와 자리를 맞바꾸며 C조 4위로 내려앉았다.
상무 입대가 결정된 박상하(우리카드)와 결혼으로 인해 원정길에 동행하지 못한 이강주(삼성화재), 그리고 무엇보다 부상으로 조기 이탈한 문성민(현대캐피탈)의 공백이 절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2연전을 마치고 곧바로 13시간 원정길에 올라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서브, 블로킹, 수비 등 모든 면에서 캐나다를 따라잡지 못했고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공격에서는 전광인 홀로 17점을 내며 분발했지만 그뿐이었다. 초반 1세트만 해도 분위기는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캐나다의 공격이 날카로워지면서 한국은 속수무책으로 끌려갔다. 장신의 캐나다 블로킹벽은 한국의 공격을 15개의 블로킹으로 걷어냈고, 존 고든 페린과 주장 프레데릭 윈터스를 앞세운 서브 공격도 4개나 한국의 코트에 그대로 내리꽂혔다. 반면 한국은 블로킹 2개, 서브 에이스 1개를 뽑아내는데 그치며 모든 면에서 캐나다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경계대상 1순위였던 가빈 슈미트는 왼쪽 정강이 피로골절의 여파인지 출장하지 않았지만 대신 현대캐피탈에서 이선규 등과 호흡을 맞췄던 달라스 수니아스가 출전, 12득점을 쏟아내며 한국을 괴롭혔다. 이에 비해 한국은 전광인 외에 공격수들이 좀처럼 공격을 성공시키지 못하며 세트당 20점도 뽑아내지 못하고 완패하고 말았다. 특히 서재덕, 김정환, 박철우 등 오른쪽 공격수들의 부진이 뼈아팠다.
한국이 속한 C조는 조 1위만 결선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결선 진출은 사실상 힘들어진 상황이다. 한국은 같은 장소에서 16일 캐나다와 대륙간라운드 6차전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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