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김광규, 이토록 인간적인 남자라니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6.15 09: 43

말을 조금 버벅거린다고 해도 매력은 숨길 수 없었다. 배우 김광규가 서울대에서 보여준 순박한 강의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김광규는 지난 1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서울대 강의를 하게 된 후 잔뜩 겁을 먹었다. 강연에 일가견이 있는 친한 동생 조혜련에게 무슨 말을 할지 도움을 받았지만 정작 “회로가 꼬여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머리만 긁적거렸다.
스스로 학창시절 성적표에 양과 가 밖에 없어 ‘양가클럽’이라고 칭하고, 가방끈이 짧은데 서울대 강의를 하게 됐다고 잔뜩 긴장하는 김광규의 순박한 매력은 방송 내내 펼쳐졌다.

명언책까지 뒤져가며 단단히 준비했지만 이날 서울대 강의는 시작부터 꼬여버렸다. 미리 준비한 화려한 이야기들을 모두 까먹은 것. 그는 버벅거리면서 이야기를 했지만 학생들은 지루한 기색이 역력했다. 더욱이 주눅이 들고 긴장을 한 김광규는 횡설수설했고 결국 자신의 힘들었던 인생사를 털어놓기로 했다.
주식 실패 후 재기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전하자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살아 있는 성공 이야기, 진솔하게 털어놓는 김광규의 이야기는 뭉클함을 안겼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힘들 때 주저앉지 말고 김광규 같은 사람도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하는 모습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김광규는 화려한 언변은 구사하지 못했지만 학생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따뜻한 조언을 남기며 강의를 마쳤다. 비록 강연이 끝난 후 자책은 했지만 그의 서울대 강의는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광규가 보여준 순박하고 인간적인 매력은 시청자들을 뒤흔들어놨다. 연신 진땀을 흘리며 조금씩 미소를 짓는 모습은 홈쇼핑에 빠져 물건을 마구잡이로 주문하고 평생의 동반자를 찾겠다고 패키지 여행인 와인열차를 타는 모습과 함께 그의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김광규는 현재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예능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미친 존재감을 발산했던 배우에서 예능프로그램에서 빵빵 터지는 예능 꿈나무가 됐다.
‘나 혼자 산다’는 방송이 될수록 탄력을 받고 있다. 시청률은 아직 한자릿수이지만, 화제성과 온라인 인기만큼은 다른 인기 예능프로그램 못지않다. 때문에 인간적이어서 자꾸 정이 가는 중년의 남자 김광규의 안방극장 공습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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