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6위' 조영훈, "나는 아직 주전 선수가 아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6.15 10: 45

타율 3할2푼5리(163타수 53안타) 3홈런 22타점 22득점 4도루. 14일 현재 조영훈(NC)의 성적이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14일 마산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조영훈에게 맹타 비결을 물었다.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꾸준히 경기에 나가다 보니 좋아졌다"는 게 그의 대답이었다. 그동안 주연보다 조연에 가까웠던 조영훈은 꾸준히 출장 기회를 얻으며 책임감, 자신감, 집중력 모두 향상됐다.
"예전과는 달리 계속 나가니까 미리 준비하고 더욱 집중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 사실 예전에는 '오늘은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던 게 솔직한 마음이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만큼 성적이 나오니까 야구 할 맛이 난다".

2005년 삼성에서 데뷔한 조영훈은 지난해 6월 김희걸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그리고 11월 보호 선수외 특별지명으로 NC에 세 번째 둥지를 마련했다. "이곳이 참 좋다". 조영훈은 선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결혼해서 이곳에 자리를 잡았고 모든 부분이 나와 잘 맞는다. 그리고 주장인 (이)호준이형이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시고 동료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한다. 어린 후배들이 더 열심히 뛰니까 선배로서 자극이 될때도 많다".
그는 '주전 선수'라는 표현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는 걸 잘 알기에. 조영훈은 "아직은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없다. 그저 주어진 기회를 잡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8일 품절남 대열에 합류한 조영훈은 아내 백채원 씨에 대한 자랑을 늘어 놓았다. "와이프가 요리를 참 잘 한다. 입맛도 비슷하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잘 해준다. 그리고 집에 가면 야구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홈런을 치면 잘했다는 한 마디가 전부다. 집에서는 푹 쉴 수 있게끔 배려해주는 와이프의 마음 씀씀이가 정말 고맙다. 내 생애 최고의 선택을 꼽는다면 와이프와 결혼한 게 아닐까 싶다". '애처가' 조영훈다운 모습이었다.
조영훈은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지치지 않게끔 보양식을 챙겨 먹는 건 당연한 일. 최근 장염 때문에 고생했던 그는 음식 또한 조심해서 잘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잘 하든 못 하든 팀이 열심히 하는데 해가 되면 안된다. 나의 행동 하나 하나가 나 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친정팀 삼성과 맞붙으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했다. 조영훈은 "지난해 트레이드 직후에는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친한 선수들을 보면 그저 반갑다"고 대답했다.
데뷔 후 최고의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아쉬운 게 있다. 다름 아닌 득점 찬스 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 "올해 이상하게도 안 풀리는 게 있다. 중요한 상황에서 한 방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스스로도 분하고 신경이 쓰인다".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그는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소 상투적인 대답 같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았다. "야구장에 나와서 야구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느낀다. 오늘 하루 만큼은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 붓자는 마음으로 뛴다. 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한달이 되고 그렇게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만족할 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않을까".
삼성 시절부터 최고의 성실파로 불렸던 조영훈. 뒤늦게 꽃을 피우는 그의 모습은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땀은 배반하지 않는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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