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씨트로엥 DS4, 겉만 예쁜 차? 속이 더 사랑스럽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3.06.16 10: 33

‘생각보다’ ‘의외로’ ‘보기보다’…. 이런 단어가 자연스럽게 등장한다면, 그것은 반전을 내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씨트로엥의 ‘DS4’는 ‘반전 덩어리’다. ‘DS4’가 보여주는 겉모습만으로 본질을 평가하다간 자칫 실수로 귀결 되기 쉽다. 앉아볼수록, 달려볼수록, 조목조목 따져볼수록 눈으로 보이는 그 이상을 담고 있는 게 DS4다. 부드러운 곡선 속에 차돌 같은 알찬 쓰임새가 꽉 차 있다.
누구나 받는 DS4의 첫 인상은 “예쁘다”이다. 곡선은 부드럽고 차체는 한눈에 들어올 만큼 앙증맞다. 타인의 시선을 일부러라도 찾아서 즐기는 이라면 이 차를 눈여겨볼만하다.

아름다움은 어느 수준이상이 되면 보편타당성을 갖는다. DS4를 보는 세계인의 시선도 그랬다. DS4는 지난 2011년, 62개국 6만 명 이상의 네티즌이 참가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 투표에서 1위에 뽑혔다. DS4가 예뻐 보였다면 일단 보편 타당한 심미안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될 듯하다.
▲언덕에서 더 강해지는 토크
DS4를 단순히 귀엽고 앙증맞은 차로만 생각하고 운전대를 잡았다면 잠시 뒤 이어지는 반전을 맞을 준비는 충분히 된 셈이다. 세계적인 명성의 PSA 그룹이 만든 1.6 디젤 엔진이 크게 한번 요동치고 나면 으르렁거리는 맹수의 숨소리가 느껴진다. 배기량 1560cc의 엔진이 112마력의 출력과 27.5kg.m의 토크를 낸다. 27.5kg.m의 토크가 1,750rpm이라는 낮은 대역대에서 발휘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디젤 엔진의 파워풀한 피스톤이 뿜어내는 토크는 가솔린 차량이 꺼려하는 언덕배기에서 더욱 기운을 낸다. 힘차게 차고 오르는 모습이 엔진 한구석에 뒷심을 숨겨놓았다 터트리는 듯하다. 배기량 2,359cc인 그랜저 HG 240의 최대 토크가 25.5kg.m인 점을 참고하면 DS4의 토크를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재시동 시간 0.4초 3세대 스탑&스타트
신호대기를 위해 주행을 멈추면 엔진이 꺼졌다가 밟았던 브레이크를 떼면 시동이 걸리는 ‘스탑&스타트’ 기능은 연료 효율을 최상급으로 끌어 올린다. 정체가 심한 우리나라 서울 도심 운전에서는 다소 성가실 수 있지만 운전이라는 게 꼭 도심에서만 이뤄지란 법은 없다. ‘스탑&스타트’ 기능은 이미 3세대 i-StARS 시스템(Start Alternator Reversible System)까지 진화해 잦은 재시동이 엔진에 끼치는 부작용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3세대 ‘스탑&스타트’를 완성시킨 마이크로-하이브리드 e-HDi 시스템은 엔진이 멈춘 상태에서도 라디오나 에어컨디셔닝, 스티어링 휠 조작을 자유롭게 하도록 했다. 차량 제동 시 버려지는 에너지를 배터리 충전 에너지로 사용하는 ‘전자제어 발전기(Electronically Controlled Alternator)’는 연료 절감과 연비 개선에 도움을 준다.
DS4에 적용 된 리버서블 얼터네이터(Reversible Alternator)는 0.4초만에 엔진 재시동이 이뤄지도록 했다. 재시동에 걸리는 0.4초는 키로 시동을 거는 것보다 2배 빠른 시간인데 이는 전통적인 플라이 휠이 아닌 구동벨트로 엔진을 재가동시키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구동벨트는 12만 km가 교체 주기이고 i-StARS를 통해 재가동 되는 횟수는 60만 번이라 사실상 반영구적이다.
▲더없이 착한 연비
DS4의 피해갈 수 없는 ‘반전 매력’은 놀라운 연비에서 강하게 어필한다. 공식 연비는 고속도로 20.4km/l, 도심 15.9 km/l로 복합연비는 17.6 km/l다. 실제 주행에서 DS4가 보여주는 연비는 수치 자체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준다.
서울 부산을 왕복하는 거리인 800km를 시승했는데 연료 계기판은 여전히 1/3이 남아 있었고 주행 가능한 거리는 400km로 표시 돼 있었다. 고속도로 주행이기는 했지만 교통 여건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주말을 이용해 제2중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코스였기 때문에 충분히 지체와 정체가 있었고 서울로 돌아올 때는 극심한 정체를 피해 국도 주행을 해야 했다. DS4의 연료탱크는 60리터이기에 800km를 왕복하는데 2/3인 40리터를 소모했다고 보면 간단히 계산해도 연비는 20km/l가 나온다.
유럽 디젤차 특유의 실용성은 ‘그저 예뻐 보이기만’ 했던 DS4를 소유물로 만들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불러 일으켰다.
▲예상치 못한 실내공간, 반전 매력의 극치
실내에 들어가면 또 한번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석회동굴의 좁은 입구를 힘겹게 통과해 맞닥뜨리는 거대한 공간이 주는 놀라움이랄까? ‘콤팩트 사이트’를 추구하는 DS4의 외관에 기인하는 서프라이즈다.
DS4의 공식 차형은 쿠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2도어의 바디 타입을 갖추고 있다. 이 역설을 해결한 것이 후면 도어 핸들 디자인이다.
처음 이 차를 만나면 뒷문을 열수 없는 차량으로 착각해 한동안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뒷문의 도어 핸들은 마치 숨은 그림찾기처럼 가장 일반적이지 않은 곳에 숨겨져 있다. 출신이 쿠페이고 유려한 바디라인을 유지하기 위해서 뒷문의 창문은 개폐가 불가능한 단점이 있다. 이는 ‘쿠페’라는 출신성분으로 양해가 된다.
트렁크는 일반 세단과 비슷한 370리터를 구현했고 도어 포켓, 앞좌석 밑 등 곳곳에 다양한 저장공간을 마련했다. 슬라이딩 도어 형식의 센터콘솔은 냉장 기능까지 있어 여름철에도 시원한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앞좌석 시트는 마사지 기능과 전자식 요추 조절 장치도 구비 돼 있다.
DS4 1.6 e-HDi 모델은 트림에 따라 Chic 모델과 So Chic 모델로 나뉘며 가격은 각각 VAT를 포함해 3,730만원, 4,390만원이다. Chic 모델은 150만원 추가 비용으로 내비게이션과 이지 드라이빙팩을 탑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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