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에서 투수도 타격을 하면 모를까…"
롯데 자이언츠 김시진(55) 감독이 투수의 타격에 대해서 견해를 밝혔다. 15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전날 김성배가 타석에 들어갈 뻔했던 상황을 돌이키며 "김성배가 정말 타격을 하려고 폼을 잡았으면 대타를 냈을 것"이라면서 웃었다.
14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 한화의 경기에서 김성배는 8회 2사 후 등판했다. 바로 전 이닝인 7회 공격에서 롯데는 지명타자 김대우 자리에 대타 황재균을 투입했고, 황재균이 8회 수비부터 3루수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지명타자 자리에는 투수가 들어가게 됐다. 김성배는 8번 타순에 배치됐는데 1사 2루 상황에서 6번 전준우-7번 황재균 가운데 한 명이라도 출루하면 타석에 들어서야 했다.

그 순간 롯데 더그아웃에서는 김성배를 타석에 보내려는 준비작업이 벌어졌다. 송승준은 신이 나 김성배에게 타격지도를 했고, 권영호 수석코치는 "그냥 타석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말했다. 그리고 옆에 있던 정민태 투수코치는 "나라면 치겠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전준우와 황재균이 범타에 그치면서 김성배의 타석 출격은 무산됐다.
김 감독은 "만약 타석에 나가면 (부상 위험이 있으니) 그냥 서 있다가 들어오라고 했었다"면서 "만약 한국 프로야구에서 투수도 타격을 했다면 쳐야겠지만 타격연습이 전혀 안 된 상태에서 타격을 하면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손이 울려서 투구에 영향을 받으면 큰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그래도 김성배가 치려고 했다면 대타를 냈을 것"이라며 "그러면 자기도 세이브 올릴 기회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 그쯤 되면 자기도 타격 안 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렇다면 김 감독의 현역시절 타격 실력은 어땠을까. 김 감독은 "프로에서는 타격을 해 본적이 없다"며 "그래도 아마추어에서는 홈런 9개도 쳐 봤다"며 타격실력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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