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89%가 예상했던 원년 챔프 CJ 블레이즈의 완승은 없었다. 대신 11%의 기적이 일어났다. 대회 전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던 다크호스 MVP 오존이 대망의 'LOL 챔피언스 리그(이하 롤챔스)' 스프링 챔피언을 차지했다.
MVP 오존은 1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관 특설무대에서 열린 '롤챔스' 스프링 2013 결승전서 '임프' 구승빈과 '옴므' 윤성영의 대활약에 힘입어 3-0으로 CJ 블레이즈를 제압하고 첫 번재 '롤챔스' 정상에 등극했다. CJ 블레이즈, CJ 프로스트, 나진 소드에 이어 '롤챔스' 역대 4번째 우승팀이 됐다.
대회 MVP에는 2, 3세트서 종횡무진 공격의 활로를 개척한 '다데' 배어진이 차지했다. 배어진 900점을 획득하며 800점을 차지한 팀 동료 구승빈을 따돌리고 대회 MVP와 상금 1000만원을 거머쥐었다. '미친 고딩' 구승빈은 그치며 MVP를 내줬지만 결승전서도 1세트 '베인' 2세트 '케이틀린' 3세트 '코그모'로 오존의 공격을 주도했다. 팀 파이트에는 어김없이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며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1년만에 결승에 올라온 원년 챔프 CJ 블레이즈는 완승을 거둘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존에 덜미를 잡히면서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13세트 연속 승리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노렸지만 가장 중요한 무대인 결승전에서는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블레이즈 완승을 예상했던 결승전이지만 정작 결과는 MVP 오존의 싱거운 완승이었다. 예측은 예측이었을 뿐이었다. 1세트부터 무난한 경기 흐름은 없었다. 치열한 수싸움이 초반부터 오가는 가운데 MVP 오존이 라인 체인지로 퍼스트 블러드를 따내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여기다가 '베인'을 잡은 구승빈이 말 그대로 날 뛰면서 완벽하게 오존의 페이스로 1세트가 흘러갔다. 구승빈은 1세트부터 5킬 1데스 6어시스트 미니언은 198개를 잡아내는 대활약을 펼쳤고 24분 22초만에 항복을 받아냈다.

1세트 완패를 당한 CJ 블레이즈는 2세트서도 겁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임승빈을 견제하기 위해 '베인'을 밴했지만 이번에는 '다데' 배어진이 중앙에서 치고 나오면서 승부의 균형을 깨뜨렸다. 균열이 깨지자 다시 한 번 임프가 날뛰기 시작했고, 중반 이후 급격하게 경기가 기울면서 점수가 2-0으로 벌어졌다.
일방적으로 몰리기 시작한 CJ 블레이즈는 3세트서는 어이없는 실책과 집중력이 흩어지면서 자멸했다. 기세가 오른 MVP 오존은 과감하게 몰아치면서 3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결승전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임승빈은 "창단 처음부터 블레이즈에 계속 졌지만 그로 인해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해준 팀 동료들에게 너무 고맙고, 항상 할 수 있다고 힘을 주신 팬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임승빈의 단짝으로 기막힌 호흡을 보인 "결승전은 느낌이 좋았다. 아마추어 시절 블레이즈팀의 열혈 팬이었다. 결승전서 경기할 수 있어 좋았다.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위로의 말을 했다.
MVP 임현식 감독은 "기분이 좋다. 최명훈 코치가 역할을 많이 해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 최윤상 총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움을 주신 팬여러분들을 포함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팀의 맏형인 윤성영은 "항상 약팀으로 불려왔던 우리 팀은 이제는 약팀이 아닌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더 열심히 해서 롤드컵까지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지켜봐달라"라고 결승전을 관람한 팬들께 응원을 당부했다.
우승을 자지한 MVP 오존은 8000만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됐고 준우승을 차지한 CJ 블레이즈는 4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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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