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돌적인 하단 공격수와 오더를 내리는 지원, 일반적으로 '롤'을 하는 경우라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다. 하지만 상식을 깨뜨리는 이 기막힌 조합은 MVP 오존을 지탱하는 힘이 됐고, 결국 팀을 한국 최고의 LOL 리그인 'LOL 챔피언스 리그(이하 롤챔스)' 정상의 자리에까지 올려 놓았다.
1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관 특설무대에서 벌어진 '롤챔스' 스프링 2013 결승전서 파죽의 13세트 연승 행진을 내달리며 결승까지 올라온 CJ 블레이즈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며 창단 첫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MVP 오존. 최윤상 총 감독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임현식 감독의 지도와 새롭게 가세한 GSG 출신 최명호 코치의 전략을 비롯해 29세 게이머 '옴므' 윤성영의 투혼, '댄디' 최인규와 '다데' 배어진의 성장 등 여러 원동력 있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 이들은 바로 하단 듀오 '임프' 구승빈과 '마타' 조세형이었다.
평소에는 서로 팀의 리더로 나서며 아웅다웅 투닥거리는 이 '괴짜' 하단듀오는 결승전서는 환상의 하모니를 부르면서 상대 챔피언을 기막히게 솎아냈다. 상식을 파괴하는 이 하단 듀오는 전략적인 면에서도 자유자재로 상단과 중앙 등 다른 전장을 누비면서 MVP 오존이 우승 삼페인을 터뜨리게 했다.

이날 결승전서 기막힌 연계 작전으로 CJ 블레이즈 공격 핵인 '플레임' 이호종의 성장을 방해했고, 맞수인 강형우와 함장식 듀오에게는 끔찍한 악몽을 선사하는 무결점 플레이로 e스포츠 팬들의 찬사를 얻었다.
특히 구승빈은 1세트서 하단 공격수로는 부적합하다고 평가받는 '베인'을 환상적으로 다루면서 CJ 블레이즈를 '멘붕'의 세계로 인도했다.
구승빈은 "우리가 그동안 CJ 블레이즈를 이겨 본 적이 없다. 정말 많이 패배했다. 결승전도 다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했고, 준우승은 무조건 차지하는 거라 즐기자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임했다"라고 말했고, 조세형은 "우리는 이제 시작한 지 3개월에 불과하다. 아마추어 티를 이제 겨우 벗은 사람들이다. 우리 나라 최고의 팀인 블레이즈를 이겨서 너무 기쁘다"라고 들뜬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번 결승전을 위해 준비한 전략을 묻자 조세형은 다양한 챔피언을 다루는 이호종을 견제하는 중심으로 세웠다고 전했다. 조세형은 "이호종 선수가 정말 많은 챔피언들을 잘 다루기 때문에 배제하는 챔피언들을 집중적으로 고민했다. 상대 선수의 챔피언 선택 폭을 줄이면서 우리가 픽밴을 한 것이 승리의 요인인 것 같다"라며 결승전 완승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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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