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므' 윤성영, 심금 울린 '롤챔스' 투혼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3.06.15 23: 32

30대 게이머로 활약했던 '황제' 임요환(33) 감독이나 스타2 자유의날개 시절 좋은 모습을 보였던 '마왕' 임재덕(31), 스타1 시절 프로토스 희망의 상징이었던 '혁명가' 김택용(25) 등 일반적으로 프로게이머들은 25세가 넘어가면 반응속도와 신체능력 면에서 어린 후배들의 빠른 발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기 e스포츠 종목인 롤(LOL)도 그런 점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LOL 프로게이머 중 최연장자 윤성영. 우리나이로 스물 아홉인 그에게 2013년 6월 15일은 특별한 날이 됐다.
MVP 오존의 맏형인 윤성영은 15일 1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관 특설무대에서 벌어진 '롤챔스' 스프링 2013 결승전서 파죽의 13세트 연승 행진을 내달리며 결승까지 올라온 CJ 블레이즈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는데 일조했다.

다크호스로 결승까지 오른 MVP 오존의 우승을 예상한 전문가들이 11%에 불과했던 이유는 바로 상단 공격수 윤성용의 존재 때문이었다. 상대인 '플레임' 이호종은 상단 공격수 최강자로 꼽히기 때문. 윤성영의 나이를 고려할 때 피어오르는 꽃이나 떠오르는 해와 같은 이호종을 당해낼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발군의 기량은 아니었지만 윤성영은 철저하게 팀을 위해 희생하는 플레이를 펼치면서 MVP 오존의 '롤챔스' 창단 첫 우승의 소금과 같은 존재로 부각됐다.
일반적으로 상단 공격수가 팀을 리딩하는 위치지만 윤성영은 선수들을 이끌기 보다는 묵묵히 팀 파이트를 지원하거나 수비 라인을 지키는 역할로 다른 선수들의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윤성영은 "팀 동료들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나에게는 어쩌면 마지막 무대일 수 있었다. 사실 어린 선수들은 공격적으로 나서는 챔피언을 선호함에도 불만 없이 잘 따라와준 동생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눈물을 글썽거린 뒤 "상단 공격수 추세를 못 따라가 힘들었지만 열심히 했고, 나로 인해 (구)승빈이나 (배)어진이가 빛날 수 있어서 만족한다"라고 현장에 모인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감을 밝혔다.
열세가 예상됐던 상단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한 것에 대해 그는 "선수들과 함께 이호종 선수의 픽밴에 대해 최대한 연구하고 전략을 세웠다. 우리가 보이기에는 블레이즈 보다 아래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결국은 운영에 승부가 갈린다. 운영이 앞섰기 때문에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다"라고 답한 후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서킷 포인트를 더 많이 확보하겠다. 롤드컵에 출전하고 싶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scrapper@osen.co.kr
일산=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