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SNL코리아' 홍보는 시끌, 재미는 반쪽..왜 이러나?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3.06.16 08: 17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가 홍보나 섭외력은 증가한 반면, 초창기 반짝이던 현실 풍자나 재미는 급락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SNL코리아'는 예고된 것처럼 이범수가 호스트로 나서 수 개의 코너에 두루 출연하며 19금 섹시유머, '병맛' 유머, 셀프 패러디와 자체 디스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하지만 첫 코너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바지를 벗고 안영미와 섹시 댄스를 춘 짧은 순간을 제외하면 딱히 '망가졌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특유의 유머 코드는 발휘되지 않았다. 여태껏 출연 호스트들이 몸을 던져 망가짐을 마다하지 않아 큰 웃음을 자아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눈길을 끌던 정치나 사회풍자는 한껏 움추러들었다. 태생적으로 'CJ 비자금' 문제를 다룰 수 없었던 tvN 측은 '위켄드 업데이트'에서 정치적 사안이나 대기업의 횡포 등에 대한 문제를 다루지 않게 됐고, 국제뉴스나 일부 사회문제를 가볍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신랄한 정치풍자로 호응을 얻었던 '글로벌 텔레토비' 코너도 사라진지 오래다.
반면 섭외는 확실히 풍부해졌다. 컴백을 하는 아이돌 그룹을 섭외해 파격적인 '19금 유머'나 자체 패러디로 팬들을 '멘붕'에 빠뜨렸으며, 제이슨 므라즈, 미란다 커 등 글로벌 대형스타들이 차례차례 깜짝 게스트로 얼굴을 내비쳤다.
'이범수 편' 방송을 앞두고도 세계적인 톱 모델 미란다 커의 출연소식이 사전에 알려지며, 삽시간에 온라인과 SNS 등을 도배했으며 이와 더불어 중국배우 장쯔이의 출연 조율 소식도 함께 새어나와 'SNL코리아'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다만 장쯔이는 이후 일정 조율에 실패해, 결국 출연이 불발됐다.
 
'SNL코리아'는 첫 발을 내딛던 지난 2011년에 비해 현재는 확실히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했고, 특유의 신선하고 자극적인 유머 코드도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지나치게 홍보 위주로 진행된 섭외, 자체 문제를 다룰 수 없다는 한계에 직면한 풍자 코너, 호스트에 따라 들쑥날쑥하는 재미 곡선 등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SNL코리아' 이범수 호스트 편을 본 직후 네티즌들은 게시판 댓글 등을 통해 '예전만 못한 SNL', 'CJ 문제는 언제 다루나?', '원래 방송취지는 버린듯 해서 아쉽다', '오늘 유독 재미 없다', '미란다 커만 예쁜 듯' 등의 지적 글이 이어졌다. 반면 일부에선 '19금 유머 살아있네', '동엽신 아바타는 최고' 등의 호응글도 눈에 띄었다.
지상파에선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다양한 요소로 현재의 인기를 일궈낸 'SNL코리아'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불협화음과 눈총을 쏘는 일부 비난여론을 뚫고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를 거듭할 수 있을지, 아니면 결국 한계에 봉착해 시청자의 관심 밖으로 벗어날지 제작진의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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