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한, 막내에게 경험을 이식하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16 10: 30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신생팀. 중도 합류한 맏형은 자신을 함께 돕는 야수들과 더그아웃에 앉은 후배들 앞에 경험은 이것이다라는 것을 손수 보여주며 로테이션 한 축을 지키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맏형 손민한(38)이 막내에게 경험을 이식하며 팀의 자산이 되었다.
손민한은 1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5⅓이닝 무실점(5피안타 2볼넷 1탈삼진)으로 잠재웠다. 총투구수 75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47개. 직구 최고 146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다. 그리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투심 패스트볼을 섞어 던졌다.
지난 4월 15일 우여곡절 끝에 NC 신고선수로 입단하며 야구인생을 이어갈 수 있게 된 손민한은 5월 말엽까지 퓨처스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뒤 지난 5일 SK전 선발등판과 함께 정식등록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서 손민한은 5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1407일 만에 감격적인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두 번째 경기까지 순조롭게 승리하며 손민한은 2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87로 맹활약 중이다.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35와 피안타율 2할7푼. 0점 대 평균자책점이 나오기 힘든 성적이지만 실점 위기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결정타를 피하고 있다. 프로 17년차 베테랑인 만큼 힘들 때 어떻게 던져서 타자를 일축해야 하는 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NC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다. 어깨 수술 전력이 있어 젊은 선발 투수들처럼 매 경기 6이닝 그 이상, 5일 휴식 일정으로 꼬박꼬박 나서는 것은 무리가 있으나 등판하는 경기 만큼은 자기 몫을 해주고 있는 손민한이다. 프로 경험이 일천한 NC 대부분의 신예들에게는 시청각 교육 그 이상의 효과를 보여주는 경기력을 알 수 있다. 김경문 감독도 손민한의 경험이 바탕된 경기력을 기대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감독의 기대치 그 이상이다.
아직 과제는 남아 있다. 손민한이 카리스마로 일관되게 후배들을 다잡기보다 후배들을 잘 돌보고 따뜻하게 자신의 경험과 기술을 전수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경험이 없는 선수들에게 손민한은 말 그대로 코치급 선수다. 실제로 이동욱 1군 수비코치는 손민한의 1997년 롯데 입단동기이기도 하다.
5일 손민한의 1군 복귀전 당시 손민한의 강판 후 까마득한 부산고 후배 이민호는 신기한 눈빛으로 손민한에게 궁금한 점을 이야기했고 손민한은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라며 이민호에게 답을 내놓는 장면을 연출했다. 왕년의 에이스 손민한은 경험이 필요한 신생팀에게 꼭 필요한 것을 이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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