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언플(언론 플레이)'이 도를 넘고 있다.
이란의 스포츠매체인 페르시안 풋볼은 15일 "이란대표팀 매니저 모하메드 나비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와 미팅을 가졌다. 그 자리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최강희 감독이 이란 사람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맞대결을 앞둔 상대 대표팀의 감독이 사과를 해야한다는 주장부터, 대한축구협회가 그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야한다고 말했다는 것까지 모두 모순 투성이다.
OSEN 취재 결과 ‘페르시안 풋볼’의 주장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대표팀 관계자는 16일 전화통화에서 “사실무근이다. 우리는 모하메드 나비가 누군지도 모른다. 아직까지 이란대표팀과 공식 접촉도 없었고 만난 적도 없다”고 확인했다.

이란 언론의 보도는 의도적 오보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대표팀과 최강희 감독을 인신 공격해서 내부 결속을 다지고 국민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발단은 지난 11일 열린 우즈베키스탄전 공식 기자회견이다. 당시 최 감독은 "이란에서 받았던 푸대접과 경기 중의 좋지 않은 상황들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란전 설욕을 다짐한 바 있다.
이 기자회견 내용이 이란에 전해지면서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대표팀 감독의 '입'에 불을 붙였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에 오기 직전 "최강희 한국 감독은 이란에 모욕을 줬다. 한국에 도착하면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사서 최강희 감독에게 주겠다. 그걸 입을 용기가 있길 바란다"고 도발에 나섰다. 물론 최 감독은 물러서지 않고 "내년 월드컵은 포르투갈 집에서 TV로 편안하게 보기를 바란다"고 맞섰다. 그리고 이러한 대응에 이란 언론은 최강희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에 사과를 종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도 최 감독을 비롯한 한국 대표팀은 이란의 언플에 개의치 않아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손흥민(21, 레버쿠젠)과 같은 선수들은 "이란 같은 팀은 3~4골 차이로 이길 수 있다"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이란 원정 당시 대표팀이 받았던 푸대접과 이란 선수들의 비매너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이란 원정에 대해 "운동장도 좋지 않았고 운동장에 가는 교통편도 문제가 있었다. 팀 숙소나 언론 숙소도 갑자기 다 바꾸고 그런 부분이 많았다. 이란이 최고의 시설을 제공했다면 왜 우리가 운동장 4번이나 바꿨겠나"며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라운드에서 뛰면서 최악을 경험했던 선수들이 홈에서 설욕을 다짐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18일 열릴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을 앞둔 일종의 신경전이다. 이란의 황당한 주장과 의도적 오보에 휩쓸릴 필요는 없다. 승부는 90분 동안 그라운드에서 가리게 될 것이다. '언플'로 경기를 주도하려고 하는 이란을 상대로, 홈에서 한국이 반드시 승리로 답해줘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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