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이란이 상반된 입장 만큼이나 서로 다른 행동을 취하고 있다.
A조의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 티켓 주인이 결정되는 최종전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오는 1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과 A조 최종전 홈경기를 갖는다. 한국은 A조 선두를 달리고 있고, 뒤를 이어 이란이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과 이란 모두 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이 이란에 비해 유리한 건 사실이다. 한국은 3위 우즈베키스탄과 골득실에서 6골을 앞서고 있어 이란에 큰 점수 차로 지지 않는 이상 브라질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반면 이란은 한국에 패하고 우즈베키스탄이 홈에서 카타르를 물리치면 3위로 떨어져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한국으로서는 여유로울 수밖에 없다. 최근 경기력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월드컵 예선 홈경기서 패배한 것은 2005년 8월이 마지막으로, 현재 홈 6연승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이란에 0-1로 패배했지만, 해발 1273m의 고지대의 경기장에 적응을 못한 영향이 컸다. 이번에는 홈경기인 만큼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그러나 한국은 긴장까지 버리지는 않았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이틀 전에 실시되는 훈련을 전면 비공개하기로 했다. 주전조와 비주전조로 나뉘어 실시되는 훈련을 통해 베스트 11에 대한 추측이 나가기 때문이다. 최강희 감독은 이란이 정보를 얻는 걱정보다는 선수들 스스로가 주전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을 걱정했다. 선수들의 사기 저하로 인한 경기력 저하까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란은 한국과 다르다. 승리에 대한 절실함을 갖고 있지만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최강희 감독의 "이란에서 받았던 푸대접과 경기 중의 좋지 않은 상황들을 기억하고 있다"라는 발언에 이상할 정도로 흥분하며 "최강희 한국 감독은 이란에 모욕을 줬다. 한국에 도착하면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사서 최강희 감독에게 주겠다. 그걸 입을 용기가 있길 바란다"고 도발했다.
심지어 이란 언론은 오보를 통해 이란의 결집을 이끌어 내려고 하고 있다. 이란 매체 '페르시안풋볼'은 지난 15일 "이란대표팀 매니저 모하메드 나비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와 미팅을 가졌다. 그 자리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최강희 감독이 이란 사람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사실무근이다. 아직까지 이란대표팀과 공식 접촉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케이로스 감독과 이란 언론의 공통점은 모두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 선수들이 결집할 수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되도록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로 자극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설프기만 하고 스스로 불안에 떨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지 않은 만큼 상대인 한국에 역효과를 주기만 하고 있는 것. 최강희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의 발언에 화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내년 월드컵은 포르투갈 집에서 TV로 편안하게 보기를 바란다"고 대응하는 등 오히려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