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갈라쇼, 대중문화로 '어려운' 리듬체조 문 열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6.16 20: 06

리듬체조는 정말 어려운 종목이다. 4가지 수구로 선보이는 다양한 연기부터 채점 방식까지, 몇 년씩이나 봐왔다는 사람들에게도 리듬체조는 어려운 종목이다.
손연재(19, 연세대)의 존재와 그가 개최하는 갈라쇼가 한국 리듬체조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국내 유일의 리듬체조 갈라쇼인 LG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3은 15일과 16일 양일간 수많은 관중이 함께한 가운데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고양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이번 LG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3은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 연세대)를 비롯, 세계 최정상급의 리듬체조 스타들이 총 출동해 두 시간여 동안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리듬체조의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눈여겨 볼 점은 바로 시도다. 뮤지컬, 댄스스포츠, 가수 공연 등 이번 갈라쇼는 대중문화를 불러들여 리듬체조와 함께 녹였다. 뮤지컬로 각 막의 오프닝을 구성하고 댄스스포츠로 화려하게 문을 열며, 이러한 대중문화적 즐거움에 결코 뒤지지 않는 리듬체조의 매력을 보여줬다. 초청가수의 공연은 일종의 서비스로 보면 되겠다. '사랑'이라는 테마로 접근하기 좋은 대중문화의 속성을 리듬체조와 잘 엮어냈다. 아직 완벽하게 녹아들지 않아 4막이라는 구성 속에서 어수선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시도는 좋았다.
양일간 손연재의 갈라쇼를 찾은 사람 중 리듬체조에 대해 빠짐없이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손연재라는 이름에 끌려 갈라쇼를 찾은 이들은 리듬체조에 대한 관심이 조금쯤은 더 생기지 않았을까. 리듬체조를 볼 기회도 많지 않은 '변방국' 한국에 있어 세계정상급 선수들의 무대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갈라쇼는, 그 성공 여부를 떠나 존재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
대중에게 다가서는 방법을 연구했으니, 이제 리듬체조라는 컨텐츠 만으로 관객이 들 그 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할 차례다. 손연재의 갈라쇼는 그 첫 걸음이다. 앞으로 더 많은 손연재들이 나와 세계 리듬체조 무대에서-정상이 아니어도 좋으니-자신의 이름을 떨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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