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개막식을 갖고 문을 연 2013 중국영화제에서는 총 11편의 영화들이 상영된다. 중국 극장가의 최신 흥행 화제작부터 영화제를 석권한 작품까지, 그해 대중과 평단의 인정을 받은 중국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게 중국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올해 영화제는 ‘중국 영화를 대표하는 최고의 얼굴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거장의 얼굴’, ‘배우의 얼굴’, ‘새로운 얼굴’이라는 섹션 아래 영화들이 상영된다. 이번 영화제는 CJ그룹(이재현 회장)이 후원한다.
그중 개막작은 한국과 중국 양국의 톱스타와 스타 연출가가 만나 화제를 모은 영화 ‘일대종사(一代宗師)’로 지난 16일 개막식에서 상영됐다. 왕가위 감독이 연출을 맡고 중화권 스타 양조위와 장쯔이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 한국 관객에게는 배우 송혜교의 출연작으로 더 유명하다. 영화는 이소룡의 스승이자 영춘권의 고수로 잘 알려진 엽문의 무협 일대기를 그렸다. 송혜교는 작품에서 엽문의 아내 장영성 역을 맡아 분량은 길지 않지만 양조위와 애틋한 부부 연기를 펼쳤다. 양조위와 장쯔이의 감성적으로 채워진 액션신이 압권으로 일컬어지는 가운데, 왕가위 감독은 영화에 대해 “눈을 자극하는 액션이 아닌 무림의 세계를 통해 철학과 인간관계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한중 합작영화 ‘이별계약’이다. 올해 초 중국 개봉당시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한중합작 영화의 첫 성공사례로 일컬어지는 작품으로, 한국의 오기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중국의 떠오르는 스타 바이바이허와 펑위옌이 주연을 맡아 애절한 사랑을 나누는 가운데, 두 사람은 20일 열리는 폐막식에 참석해 한국과 첫 인연을 맺는다.
‘거장의 얼굴’ 섹션에서는 '패왕별희', '투게더' 등을 연출한 중국의 대표적인 5세대 감독 천카이거와, 6세대 감독 장양의 작품 두 편이 상영된다. 천카이거의 ‘수색’은 젊은 여성이 버스에서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마녀사냥을 당하자 이를 퍼뜨린 기자를 찾아 나선 과정을 그린다. 사극을 주로 찍어오던 천카이거 감독이 현대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장양의 ‘노인요양원’은 요양원에서 지내던 노인들이 합동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가족과 늙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영화다.

세계 영화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유덕화와 이연걸 두 배우의 최근 출연작은 ‘배우의 얼굴’ 섹션을 통해 상영된다. 유덕화는 영화 '심플라이프'(허안화 감독)에서 자신의 집안일을 4대에 걸쳐 해 온 도우미의 입원 소식을 듣고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성공한 영화제작자로 변신했으며, 이연걸은 영화 '해양천국'(설효로 감독)에서 자폐아들의 자립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로 분해 눈물겨운 부성애를 선보인다.
최근 중국에서 가장 핫한 배우로 떠오르고 있는 스크린의 신성들은 ‘새로운 얼굴’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중국의 떠오르는 스타 바이바이허와 감독, 배우, 작가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뽐내고 있는 서쟁이 그 주인공으로 두 사람이 각각 주연을 맡은 영화 ‘실연33’(등화도 감독)과 ‘로스트 인 타일랜드’(서쟁 감독)가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특별전에서는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만나볼 수 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세 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날 차비를 마쳤다. 중일전쟁 이후 중국 하남성에 닥친 기근과 이 재난을 피하기 위해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미국인 타임지 기자의 시선으로 그린 영화 '1942'(펑샤오강 감독)와, 의술을 제공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중국 산간 지역을 케이블카로 다니며 한 평생을 바친 의사의 감동 실화 '케이블카 의사'(뢰헌화 감독), 그리고 중국의 대표 여류작가 샤오홍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샤오홍'(후오지엔치 감독)이 특별전에서 상영되는 영화다.
sunha@osen.co.kr
CJ E&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