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가 있는 투수, 커져가는 김성배의 존재감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6.17 06: 25

'김성배 김성배 화이팅, 롯데 자이언츠 김성배!'
삼성 오승환이 등장하면 대구구장은 경기가 끝났다는 의미로 종소리가 흘러 나오고,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웅장하게 울려 퍼진다. 보통 투수들까지 응원가를 갖고 있지는 않은데 최고의 마무리투수에 대한 팬들의 예우인 셈이다.
오승환만큼 팬들의 사랑을 받는 마무리투수는 또 있다. 바로 롯데 김성배가 주인공이다. 김성배가 마운드에 오르면 1루측 관중석에서는 응원가가 울려 퍼진다. '김성배 김성배 화이팅, 롯데 자이언츠 김성배!'

그만큼 김성배는 롯데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됐다. 팀 뒷문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면서 성적까지 급락할때 김성배는 정대현을 대신해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비록 오승환과 같은 강속구는 갖고 있지 않지만, 대신 안정적인 피칭으로 롯데 팬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16일 한화와의 경기는 김성배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 한 판이었다. 4-3으로 앞선 8회 2사 1루에서 등판한 김성배는 대타 이학준을 8구 승부끝에 내야땅볼로 잡아냈고, 9회에는 김태완-김태균-최진행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를 간단하게 3자범퇴로 요리하고 시즌 14세이브를 따냈다. 시즌 도중에 마무리 보직을 맡았음에도 이 부문 4위까지 뛰어오른 김성배다.
경기 후 김성배는 "마무리투수는 힘을 남길 필요가 없다. 100% 쥐어짜서 공을 던지고 있다"고 최근 호투의 비결을 전했다. 초보 마무리투수로서 이것저것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바로 눈앞의 타자만을 생각하고 승부하는 중이다.
이날 경기로 김성배는 8경기 연속으로 세이브에 성공했다. 8경기에서 28명의 타자와 상대한 김성배가 출루를 허용한 건 단 2번, 안타 2개를 허용한 것이 전부였다. 이렇다 할 위기상황도 만들지 않고 경기를 끝낸다. 팀 사정 상 8회 2사 후에 등판하는 일도 잦지만 김성배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한다.
올해 김성배의 성적은 1패 14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97. 피안타율 1할9푼8리, WHIP(이닝당 출루허용) 0.89가 말해주듯 김성배는 정상급 마무리투수다.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30⅓이닝을 던져 삼진을 30개 뽑아낼 정도로 탈삼진 능력도 갖췄고, 볼넷은 단 6개만을 허용하고 있다. 14번의 세이브 중 8번은 한 점차를 지켜낸 터프세이브였다.
대한민국에 응원가가 있는 투수는 많지 않다. 김성배에 대한 팬들의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김성배는 경기 막판 롯데 팬들의 심장 박동수를 편안한 상태로 유지시킨다. 이제는 누구와도 맞바꾸지 않을 롯데의 복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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