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역사를 새로 쓸 계약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클레이튼 커쇼(25, LA 다저스)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계약을 둘러싼 이야기가 자신의 집중력은 물론 팀 분위기에도 영향을 줄 까봐서다. 에이스다운 면모다.
FOX 스포츠의 켄 로젠탈을 비롯한 미 언론들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와 클레이튼 커쇼가 연장 계약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액은 예상대로 천문학적이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저스와 커쇼 측은 7년간 최소 1억8000만 달러(2028억 원)를 기준으로 삼은 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젠탈은 협상 초기에는 12년 3억 달러(3381억 원)와 같은 초장기계약 논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커쇼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말을 아끼고 있다. LA 타임스의 다저스 담당 기자 딜런 에르난데스에 따르면 커쇼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 계약에 대해 말할 것이다. 정신이 산만해진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시즌이 한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자기 투구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어 커쇼는 이런 초대형 계약이 다저스 팀 내 분위기와 결속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어려운 팀 사정을 생각한 에이스의 깊은 속내다.

그럼에도 화제는 끊이지 않는다. 1억8000만 달러는 지난 3월 소속팀과 계약을 연장한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의 계약 총액(7년)이다. 벌랜더는 계약을 5년 연장시키면서 이와 같은 거금을 손에 쥐었다. 벌랜더는 계약 마지막해인 2019년 사이영상 투표 5위 안에 들 경우 2020년 2200만 달러의 옵션을 가질 수 있다. 옵션까지 합치면 8년 2억200만 달러의 계약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옵션이기에 보장 금액은 아니다.
이를 생각하면 커쇼가 순수한 의미의 ‘투수 2억 달러’ 시대를 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억8000만 달러가 시작점이라면 협상 내용에 따라 2억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 언론들은 “커쇼는 벌랜더보다 5살 어리다”며 이 확률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과 커쇼의 에이전트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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