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단숨에 4위까지 뛰어 오른 KIA다. 그러나 불펜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7연승 기간 중에서도 불펜 난조는 팀을 괴롭혔다. 호성적에 묻힌 불안요소다.
KIA는 1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타격전 끝에 9-7로 이겼다. 지난 6월 8일 목동 넥센전 이후 7연승 가도다. 어느덧 순위도 4위까지 끌어올림은 물론 선두 삼성과의 승차도 4경기로 좁혔다. 대반등의 발판을 놨다고 할 수 있다.
타선의 힘이었다. 김주찬 효과를 톡톡히 봤고 김주형도 하위타선에서 맹활약했다. 못한 선수를 뽑기가 애매할 정도로 고루 잘했다. 7연승 기간 중 KIA의 팀 타율은 3할6리에 득점권 팀 타율은 3할4푼8리였다. 여기에 무려 11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 장타율은 5할2푼8리에 달했다. 도루도 12개를 기록하며 활발한 기동력을 뽐냈다. 반면 병살타는 2개 밖에 없었다. 야수들만 놓고 보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기였다.

선발 투수들도 제 몫을 했다. 7경기 중 6경기가 선발승이었다. 평균자책점은 3.30으로 준수했다. 그러나 역시 불펜이 문제였다. 뒤로 갈수록 문제가 커졌다. 7연승 기간 중 불펜 투수들이 1승5세이브8홀드를 합작했으나 평균자책점은 6.05에 그쳤다. 이처럼 불펜이 제 몫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7연승을 거둔 것 자체가 더 놀랍다고 할 만하다.
16일 경기는 상징적이었다. KIA는 선발 김진우가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7-3으로 앞선 가운데 공은 7회 불펜으로 넘어갔다. 4점차의 비교적 넉넉한 리드였다. 하지만 KIA는 7회에만 6명의 투수들을 쏟아 부어야 했다.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결국 7회 3점을 내주고 1점차까지 쫓기면서 막판까지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안치홍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7-2로 앞선 9회 5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한 악몽(14일 NC전)이 되살아날 뻔했다.
한 이닝에 6명의 투수를 투입시킨 것은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런 물량공세를 벌이면서도 3점을 내줬으니 뒷맛이 개운치는 않을 법하다. 물론 이후 타선이 다시 힘을 내며 승리를 결정짓기는 했지만 확실한 믿을맨이 없는 KIA 불펜의 현주소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그 몫을 기대했던 송은범은 7회 박정권에게 2점 홈런을 맞고 임무 수행에 실패했다.
KIA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 중이다. 리그 6위로 시즌 전 기대했던 만큼의 수준은 아니다. 선발과 구원의 불균형도 눈에 띈다.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이 4.09인 것에 비해 구원투수들은 5.05다. 블론세이브도 7차례로 적은 수치라고 할 수 없다. 딱히 기대할 만한 구원군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다. 7연승을 기록하며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KIA지만 선동렬 감독의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답답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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