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슈퍼스타K3' 뉴욕예선에서 합격한 혼성듀오 투개월(도대윤, 김예림)은 슈퍼위크에 진출해 TOP3까지 오르기까지 '여우야', '포커 페이스' 등을 선보이며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특히 김예림은 독특한 보이스 컬러로 어떤 노래도 자신의 곡으로 소화하는 힘을 발휘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 김예림이 오랜 침묵기를 깨고 2013년 6월 자신의 솔로앨범을 들고 가요계 공식 데뷔한다. 앞서 방송을 통해 김예림의 목소리에 흠뻑 빠졌던 여러 음악팬들에겐 긴 시간이었지만, 정작 김예림 본인은 이같은 기다림이 느긋했다고 털어놨다.
"'슈퍼스타K3'가 끝나고 학교도 다니고, 가족도 보고, 소속사도 결정했다. 앨범 준비를 하면서 난 정작 괜찮은데 주변 분들이 (데뷔가 늦다고) 걱정을 더 많이 하더라."(웃음)

투개월이 아닌, 솔로 컴백에 대해선 '도대윤의 학업 문제' 때문이라며 일부 '불화설' 등을 일축했다.
"이런저런 소문이 있다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도대윤은) 학업 문제로 빠졌다. 투개월로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솔로로 나와 아쉬움도 크다. 그래도 금방 (도대윤이) 학업을 끝내고 내년쯤이면 투개월로 두 사람이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예림의 솔로 첫 미니음반 '어 보이스'는 소속사 미스틱89의 대표이자 실력파 뮤지션인 윤종신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타이틀곡 '올라잇(All Right)' 역시 김예림 특유의 음색을 강조한 윤종신의 맞춤 제작형 노래다.
"할 수 있는 선에선 다 보여드린 거 같다. 가진 걸 몽땅 담았다. '올라잇'은 좀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부르는 순간 '내 노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끼리는 순탄하게 진행됐다. 대중들이 이걸 어떻게 들어주실지 궁금하다."
사실 김예림은 정식 데뷔에 앞서 앨범 선공개곡 '컬러링'으로 한 차례 대중을 먼저 마주한 일이 있다. 인디신을 대표하는 검정치마 조휴일이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한 곡 '컬러링'은 그 자체만으로 화제가 됐으며, 발매와 동시에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음원차트 등에서도 크게 선전했다.
"'컬러링'은 노랫말처럼 소심하고 나른한 느낌을 표현했다면 '올라잇'은 쿨한 척하지만 마냥 쿨하지만은 않은 느낌을 담았다. 유혹적인 말투도 스며있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을 각기 다른 목소리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앨범명이 '어 보이스'가 됐다."

김예림이 데뷔를 준비하는 긴 시간, 또 다시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에선 새로운 인물들이 속속 등장했고 화제가 됐다. 게다가 '슈퍼스타K4' 출신의 로이킴, 유승우, 홍대광 등은 이미 데뷔 앨범으로 선을 보여 호평까지 이끌어 냈다. 일각에서 '시즌4 출신들에게 따라잡혔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을 정도.
"들었는데 잘하더라. 본인들 색깔에 맞춰서 잘 나온 것 같다. 그렇다고 조바심 같은 건 없다. 음악을 한 번 하고 말게 아니지 않느냐. 그냥 '잘 만들자'라는 생각이 컸다. 시기야 어쨌든 내가 만족하고 많은 분들을 만족시킬만한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오디션 후 투개월의 행보에 많은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던 건 사실. 결국 두 사람은 고심 끝에 윤종신이 대표로 있는 소속사로 거처를 결정했다. 그 동안의 성장이 궁금했다.
"반년이 지났다. 잡을 걸 잡아주고, 놔줄 건 놔주는 식으로 배웠다. 대체적으로 휘두르는 식이 아닌 믿고 맡겨주는 편이시다. 몇몇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준다. 윤종신 선생님을 비롯해 소속 식구들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이미지를 완성했다."
투개월로 첫 선을 보이고 잠시 연기에도 도전, 그리고 이번엔 솔로 앨범을 발매한다. 다음에 볼 수 있는 김예림의 또 다른 모습은 어떤 게 있을까.
"솔직히 무조건 음악만 하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갑작스럽게 뭔가를 많이 저지르는 편이다. 몇년후를 아직은 잘 모르겠다. 아직은 음악이 좋아서,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빠른 94년생으로 이제 갓 스무살을 벗어나 아직 펼쳐낼 일들이 무궁무진한 김예림. 솔로 가수로서 첫 발을 내딛는 현재, 앨범 '어 보이스'로 그가 얻고 싶은 건 딱 한가지였다.
"사람들이 내 목소리를 기억해주는 것! 처음 듣는 분들도 듣고선 나중에 '이 목소리는 김예림이야'라고 어디서 들어도 알 수 있길 바란다. 목소리에 대한 아이덴티티가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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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89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