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 레버쿠젠)이 팀을 옮긴 이유는 월드컵 때문이었다.
1000만 유로(한화 약 151억 원)의 이적료를 받고 레버쿠젠행이 확정된 손흥민 영입비화가 공개됐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17일(한국시간) 손흥민의 에이전트 티스 블리마이스터(35)와의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의 이적을 집중조명했다.
당초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이나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행이 점쳐졌다. 그런데 후발주자였던 레버쿠젠으로 옮겼다. 이유는 돈이나 명예가 아니었다. 손흥민의 장래를 생각한 결정이었다.

빅클럽으로 옮기면 주목은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손흥민만큼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 주전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보장이 없다. 손흥민이 경쟁에서 밀리면 우리나라 국가대표팀도 큰 타격이 올 수 있다.
블리마이스터는 “손흥민은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으로 가는 것이 중요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뛰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선수로서 경기력을 계속 발전시키려면 아무래도 주전 자리가 보장된 팀으로 이적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의 자리에서 뛰었던 안드레 슈얼레(23, 첼시)가 첼시 입단을 확정지었다. 손흥민의 주전자리는 사실상 예약된 셈이다.
손흥민이 함부르크와 재계약을 맺는데 걸림돌은 무엇이었을까. 블리마이스터는 "손흥민이 함부르크에 잔류하면 (월드컵이 끝난 후 ) 이적기회를 1년 이상 더 기다려야 했다"고 풀이했다. 어차피 떠날 팀이라면 빨리 옮기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손흥민은 이제 21살에 불과한 어린 선수다.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팀으로 가는 것이 낫다. 레버쿠젠행은 한국대표팀과 손흥민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현명한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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