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모래바람을 수중에서 잠재워라!
대한민국과 이란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이 18일 오후 9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승점 14점의 한국은 이란(승점 10점)과 최소 비기기만 해도 2014년 브라질월드컵 진출이 확정된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있는 만큼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변수가 있다. 바로 수중전이다. 기상청예보에 따르면 18일 오후 9시 울산문수경기장의 강수확률은 80%다. 강수량은 20~39mm가 될 전망.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수중전으로 치른 우즈베키스탄전보다 더 많은 양의 비가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수중전은 경험이 있는 한국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만반의 준비를 해야 된다. 수중전에서는 공이 물의 저항으로 멀리 굴러가지 못한다. 짧고 정교한 패스를 하기 어렵다. 대신 공중전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지난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한국은 김신욱이 롱패스를 헤딩으로 떨궈준 공을 손흥민이 받아 이근호에게 연결했다. 비록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이근호는 순식간에 골키퍼와 1:1기회를 얻었다. 우즈베키스탄의 자책골도 김영권의 왼발크로스에 의해 나왔다. 수비수의 시야가 빗물에 가려지는 수중전이 아니었다면 나오기 힘든 골이었다.
수중전에서 공중볼 다툼이 곧바로 승리로 연결된다는 교훈을 얻은 셈이다. 한국은 좌우날개로 나설 손흥민과 이청용의 침투력을 최대한 살려 196cm의 장신 김신욱에게 공을 연결할 수 있다. 김신욱이 공중볼을 얼마나 잘 따내 동료들에게 연결해줄 수 있을지가 승부의 관건이다.

중거리슛은 수중전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무기다. 골키퍼의 시야가 빗물에 가리는데다 슈팅을 막다 손이 미끄러져 어처구니없는 골을 먹을 수 있기 때문. 지난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정성룡은 수차례 중거리슛을 잘 막아내며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이란의 삼각편대 모하메드 칼라트바리(30), 레자 구찬네자드(26), 자바드 네쿠남(33)은 모두 중거리슛에 일가견이 있다. 한국은 이란이 기습적인 슈팅을 할 수 없도록 공간을 내주지 말아야 한다. 한국의 공격진 역시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야 한다. 수중전은 변수가 많다. 골키퍼가 쳐낸 공이 멀리 뻗지 않아 아군의 발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레바논 원정에서 한국은 고르지 못한 그라운드컨디션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축구에서 경기하는 두 팀의 조건은 항상 같다. 경기력외 환경 탓을 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무조건 실력으로 이란을 물리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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