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구단 KT 위즈가 팀을 이끌어나갈 미래의 동력을 발표했다. 우선지명권으로 개성고 좌완 심재민(19)과 북일고 우완 유희운(18)을 선택한 가운데 나머지 구단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KT는 17일 공식 발표를 통해 신인우선지명 선수로 심재민과 유희운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조찬관 KT 스카우트 팀장은 “두 선수 모두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다. 심재민은 좌완 투수로 빠른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질을 구사할 수 있는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고, 유희운은 우완투수로 스피드, 유연성, 기술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고 생각해서 선택했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KT의 선택은 이렇게 끝났다. 이제 나머지 9개 구단은 오는 7월 1일 5년 만에 부활된 1차 지명에 나선다. KT의 선택이 각 팀에 주는 영향은 제각각이다. 일단 지역 내 유망주들을 KT에 뺏기지 않은 팀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반대로 지역 연고 선수를 KT에 내준 롯데와 한화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긴장했던 KIA의 상황이 느긋해졌다. 당초 KT가 추린 ‘최후의 5인’에는 효천고 투수 차명진과 동국대 야수 강민국의 이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관계자들은 “두 선수 중 하나는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었다. 하지만 KT의 손길은 두 선수를 모두 피해갔다. KIA로서는 일단 한 선수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다만 둘 중 하나는 여전히 KT행 가능성이 있다는 게 야구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KT는 ‘형님’들의 우선지명 후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1장의 지명권을 더 쓸 수 있다. KT와 마찬가지로 8개 구단 1차 지명 뒤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1차 지명권을 행사하는 NC 또한 이번 KT의 선택에 따라 후보군을 추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제주고 좌완 임지섭이 선택되지 않음에 따라 서울 팀(LG, 넥센, 두산)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제구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지만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좌완 투수라는 엄청난 매력이 있다. 일단 LG가 선택권을 쥐고 있다. 이수민(상원고)과 이건욱(동산고)이 지명되지 않은 삼성과 SK도 자신들의 구상대로 1차 지명을 진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는 지역 내 최대어 심재민을 KT에 내줬지만 좌완으로는 김유영(경남고)이라는 대안은 있다. 심재민 혹은 김유영의 이탈이라는 시나리오에 미리 대비하고 있었던 만큼 심리적 타격이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가장 울상을 지을 만한 팀은 역시 한화다. 지역 내 최대어이자 1차 지명이 확실시됐던 유희운을 KT에서 지명했다. 윤형배(NC)를 필두로 좋은 선수들이 많았던 지난해와는 달리 눈에 띄는 신인이 많지 않은 대전·충청권이라 한화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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