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경기는 경기장에서 하는 것이다."
적반하장도 수준급이다. 이란 취재진의 도발은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덤덤하게 답했다. 장외에서 치열하게 벌어진 설전은 이제 접어두고 본 경기에서 모든 것을 결정짓자는 '화끈한' 한 마디였다.
최 감독은 1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 이란과 경기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선수 대표로 김신욱(25, 울산)이 참석해 선발 출장을 예고했다.

이날 기자회견 최대의 관심사는 역시 양국 감독들의 입담 대결이었다. 경기 전부터 장외 설전으로 후끈 달아오른 두 감독의 입담 대결은 국제축구연맹(FIFA)을 움직이게 했다. FIFA 경기 감독관이 공식 기자회견을 주관하고,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자연히 양국 감독들에게도 민감한 내용에 대해 조심해달라는 요청이 들어간 상태였다.
하지만 이란 취재진은 도발에 가까운 노골적인 질문을 던졌다. "축구는 '뷰티풀 게임'이다. 그런데 왜 싸우려고 하는가"라는 가시돋힌 질문이었다. 최 감독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이란 취재진의 질문을 들었고, 언제나와 같은 목소리로 "아름다운 경기는 경기장에서 하는 것"이라고 덤덤하게 대꾸했다.
최 감독은 "장외에서는 더 이상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경기장 안에서 페어플레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말을 이으며 "이야기가 어떻게 전달됐는지 모르지만 상대 감독이 심한 이야기를 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 답변을 했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더 이상 그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물론 이란 취재진은 납득하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최 감독은 단호했고, 결국 모든 결과는 경기장에서 결과로 보여질 것이라는 의지는 굳건했다. 어느 쪽이 먼저 시작했든, 도 넘은 도발과 장외설전으로 경기를 퇴색시키기보다 정정당당하게 결과로 이야기하자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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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