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의 제스쳐?' 케이로스, "축하 위한 꽃도 가져왔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6.17 19: 32

"한국의 본선 진출이 확정되면 축하하기 위해 꽃도 가져왔다."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태도가 확 바뀌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1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 한국과 경기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케이로스 감독과 함께 선수 대표로 자바드 네쿠남(33)이 참석했다.
이날 교통 문제로 제 시간보다 약 15분 가량 늦게 기자회견장에 도착한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 발 더 다가간 것을 이란을 대표해 축하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루 전날까지만 해도 격한 설전을 펼친 사람답지 않게 온화한 시작이었다.

"만약 최 감독님이 (나와 같이 원정을 와서)늦었다면 분명 설전을 시작하셨을 것"이라고 덧붙인 케이로스 감독은 "하지만 나는 그저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란에서 받은 푸대접을 이야기한 최 감독을 비꼬는 내용으로 들릴만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정작 기자회견이 진행되자 케이로스 감독의 어조는 완전히 바뀌었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왔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좋은 경기를 펼치고 필요한 결과 얻어가는 것이다. 한국과 함께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좋은 경기하겠다"고 한국전을 앞둔 각오를 전한 케이로스 감독은 "우리 모두가 한국 축구와 한국 선수들이 예의바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한 두 사람 때문에 이란이 한국을 향한 태도를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 감독관이 지켜보고 있는 자리기에 언동에 주의한 것일 수도 있다. 두 감독의 설전이 워낙 뜨겁다보니 FIFA는 이날 싱가폴 출신의 경기 감독관에게 공식 기자회견을 지켜보게 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의 본선 진출이 확정되면 축하하기 위해 꽃도 가져왔다"며 "우리는 여기 축구를 하러 왔고, 최고의 경기를 해서 이란의 본선 진출을 확정짓고 싶다. 우리는 한국에 대항해서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함께 경기를 하는 것"이라며 이제까지와는 180도 달라진 태도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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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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