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대결만 남았다. 상대에 대한 자극은 더이상 할 수 없다. 그라운드서 승자만이 기억될 뿐이다.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전을 끝낸 최강희 감독은 우즈베키스탄 기자의 질문에 재치있게 대답했다. "한국과 본선에 함께 나가고 싶은 팀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최 감독은 "지난해 이란 원정서 푸대접을 당했기 때문에 이란이 밉다"며 재치있는 대답을 내놨다.
그러나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이에 발끈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란에 대해 모욕감을 줬다. 이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우즈베키스탄을 사랑하는 것 같다.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전은 계쏙됐다. 케이로스 감독에 대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서 이상한 것을 배운 것 같다. 축구는 축구일 뿐이다"라면서 "케이로스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을 고향인 포르투갈에서 TV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촌철살인의 이야기였다.
양팀 감독이 직접 만나게 될 공식 기자회견도 큰 관심사였다. 경기 하루전인 17일 울산에서 열린 기자회견서 최강희 감독과 케이로스 감독은 직접적인 설전을 벌이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하게 이야기는 했다.
최 감독은 "이란이 불안한 것 같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말이 많은 것이다"면서 "홈에서 경기를 절대로 내줄 수 없다. 정신력과 초반 기싸움이 승부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케이로스 감독도 "피와 복수에 대한 축구를 해본적은 없다. 축구를 통해 전쟁을 펼치겠다"면서 원정 승리를 통해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 짓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설전에 대해서는 국제축구연맹(FIFA)도 관심을 보였다. 최강희 감독과 케이로스 감독의 인터뷰를 감시하기 위해 FIFA 관계자는 울산을 찾았다. 경기 외적으로 지나치게 서로의 감정을 자극하거나 비하하는 일이 없도록 확인하기 위해서다.양국 감독에게도 협조를 부탁했다.
따라서 완벽하게 설전을 마무리 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라운드서의 결말이 더욱 중요하다. 18일 울산에서 열릴 경기서 한국은 승리를 통해 8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린다. 이란도 승리를 거둬야만 브라질행 티켓을 따낼 수 있다. 그라운드 밖에서 시작된 경기의 마무리는 그라운드서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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