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흔들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쥐게 됐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드디어 최종전을 갖게 됐다. 한국은 1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과 8차전 홈경기를 갖는다. 4승 2무 1패(승점 14)로 A조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브라질행 티켓을 거머쥐고, 패배하더라도 골득실로 판가름을 해 조 2위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도 있다.
이란전에 패배할 경우 산술적으로 한국은 브라질행 티켓을 놓치는 3위까지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한국과 3위 우즈베키스탄의 골득실 차가 6골이나 되는 만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한국이 이란에 대패하고,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크게 이겨야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즉 한국의 경기 결과에 따라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의 브라질행 티켓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한국이 조 2위에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진출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우즈베키스탄은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카타르와 홈경기를 하는 만큼 승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우즈베키스탄은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 승점 3점을 추가할 경우 한국이 이란을 이기면 조 2위로 올라서고, 한국이 이란과 비기면 골득실을 따져서 2위 자리의 주인을 따져야 한다. 이 때문에 미르잘랄 카시모프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지난 11일 한국에 0-1로 졌음에도 "한국의 승리에 축하한다. 이란전에서는 한국이 오늘보다 더 잘하기를 바란다"며 "한국은 프로페셔널한 팀인 만큼 이란을 상대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란은 우즈베키스탄보다 여유가 있다. 한국전서 승리한다면 조 1위로 브라질에 가게 된다. 하지만 비기거나 패하면 우즈베키스탄과 카타르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이란은 우즈베키스탄보다 승점 2점, 골득실에서 4골이 앞서는 만큼 한국과 비기고, 우즈베키스탄이 승리하더라도 조 2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우즈베키스탄은 2009년 3월 월드컵 예선 때 카타르를 홈으로 불러 들여 4-0으로 물리친 적이 있다. 4년 전의 일이 재현된다면 이란은 한국과 비기더라도 조 3위로 떨어진다.
그렇다면 한국은 브라질행의 동반자로 누구를 원할까? 한국은 이란보다는 우즈베키스탄을 원하고 있다. 일단 이란을 꺾고 생각하겠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 최강희 감독은 "이란전은 최선을 다해야하는 경기다. 월드컵에 나가는 것에 상관없이 이겨야한다. 원정 가서 푸대접 받고, 경기장에서 여러 가지 안좋은 상황들이 있었던 것을 선수들이 다 기억하고 있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sportsh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