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불펜이 무너져간다. 수호신 임창용(37)은 과연 언제쯤 그 모습을 드러낼까.
컵스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와 원정경기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9회말에 들어가기 전까지 3-0으로 리드하며 승리를 낙관했지만 카를로스 마몰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았을 뿐 끝내기 홈런을 맞는 등 홈런 2개 포함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4실점하며 3-4 끝내기로 졌다.
시즌 14번째 블론세이브를 범한 컵스는 세이브 성공률이 고작 48.1%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팀 중 유일하게 세이브 성공률이 50% 미만이다. 세이브(13개)보다 블론(14개)이 더 많은 유일한 팀으로 불펜 평균자책점도 전체 26위(4.28)에 그치고 있다.

컵스는 시즌 초반부터 마무리가 계속 바뀌었다. 마몰에서 후지카와 규지 그리고 현재의 케빈 그렉으로 넘어왔다. 마몰은 부진, 후지카와는 부상으로 낙마했다. 베테랑 그렉이 22경기에서 2승9세이브 평균자책점 0.83으로 블론세이브 없이 뒷문을 지키고 있지만 중간투수들이 불안하다.
좌완 제임스 러셀이 1승1패 평균자책점 1.95로 호투하고 있지만 블론세이브가 4개로 결정적 순간 아쉬움을 남기고 있고, 베테랑 숀 캠프도 1승1패 평균자책점 7.56에 블론세이브 3개로 눈에 띄는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2승4패 평균자책점 6.08 블론세이브 3개의 마몰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심각한 부진이다.
후지카와마저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된 가운데 컵스의 불펜 불안은 심각한 수준이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가 바로 임창용이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시즌을 일찍 마친 뒤 시즌 후 2년간 최대 500만 달러 스플릿 계약으로 컵스에 입단한 임창용은 애리조나 메사에서 재활훈련 막바지 단계에 있다. 최근 메이저리그 취재차 미국을 방문한 손혁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에 따르면 5차례 라이브피칭을 마쳤고, 8월초 복귀를 목표로 피치를 올리고 있다.
손혁 위원은 "창용이의 몸 상태가 좋더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며 "실전 등판은 8월초 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몸 상태는 충분히 좋지만 본인이 굳이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 올해보다 내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상 재발로 시즌을 접은 후지카와의 사례에서 나타나듯 완벽한 상태로 올라오는 게 중요하다. 올해가 적응기라면 내년을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기로 내다보고 있다.
8월 메이저리그 데뷔를 목표로 담금질하고 있는 임창용이 무너져가는 컵스 불펜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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