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와 전지현이 동시에 사귀자고 하면 누구를 선택하겠느냐는 시답잖은 농담에 한 친구는 마치 두 사람이 자신의 눈 앞에 서 있는 것처럼 신중하게 마음을 정리한 적이 있었다. 장고 끝에 내놓은 대답은 '도저히 못 고르겠다'였지만 그 답을 도출하기까지 그 친구의 마음은 무겁고도 즐거웠다.
KBS 2TV 월화드라마 '상어'를 보면서 시청자들은 종종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손예진을 두고 신경전을 벌일 순정남 하석진과 신비남 김남길의 매력 대결이 볼만하기 때문이다. 척하면 척, 내 속을 훤히 꿰뚫어 보는 남자 하석진과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마음을 휘젓는 김남길은 180도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상어'에서는 조해우(손예진 분)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요시무라 준(한이수/ 김남길 분), 이수를 견제하는 해우, 해우와 이수의 관계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오준영(하석진 분)의 모습이 담겼다.

해우의 남편 준영은 그야말로 해우바라기. 앉으나서나 해우 생각뿐이다. 저녁 한 끼 굶었다고 세상이 무너질듯 펄쩍 뛰고 야근 좀 한다고 초밥 도시락을 들고 회사 앞까지 찾아왔다. "동료들이 일을 하고 있어서 밥을 같이 먹을 수 없겠다"는 해우의 사정을 예감했는데 사무실로는 살갑게 초밥을 배달시켰다.
반면 요시무라는 한사코 됐다는 해우에게 한 걸음 다가가는 중이다. 전 회에서 해우에게 갑작스럽게 입을 맞췄던 그는 "나는 머리로 사는 인간이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계획한대로 움직인다. 그렇지만 어제 변호사님을 만난 건 계획이 아니었다"며 "계획은 머리로, 실수는 마음으로 한다"고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미스터리한 기운을 풍기며 해우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요시무라 역시 거부하기 힘든 매력을 가졌다.
하지만 해우와 준영이 결혼한 사이라는 점이 문제. 해우에게 최선의 답안은 준영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일상을 이어나가는 것이지만 요시무라의 도발이 그를 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드라마 제작사에 따르면 이날 방영분에서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 해우와 요시무라는 극적인 러브라인으로 극에 긴장감을 고조시킬 예정. 두 사람의 관계를 포착한 후 질투의 화신으로 돌변하는 준영의 연기 변신도 지켜볼 부분이다.
plokm02@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