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하세요', 제 편이 돼주시겠습니까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06.18 07: 31

'내 고민을 해결해달라'가 아니라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시청자들이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안녕하세요'는  머리가 너무 작아 고민인 남자, 낚시에 빠진 동거인 때문에 괴롭다는 사연, 30년 째 남편의 안마기가 돼주고 있다는 할머니, 목숨 걸고 취미생활을 하는 남편 등의 이야기로 꾸며졌다. 직접 고민거리를 들고 무대에 오른 이도 있었고 주변인의 사차원 행동으로 골치라며 사연을 보낸 사람도 있었다.
대개 이들의 진짜 고민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와 MC 이영자, 신동엽, 김태균, 정찬우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드러났다.

30년 동안 몸이 아픈 남편을 안마해 주고 있다는 김복녀 씨는 컨디션이 좋을 때는 밖에 나가 다른 여자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남편에 대한 서운함을 가지고 있었다. 힘들고 아플 때만 자신을 찾는 남편 떄문에 황혼 이혼도 고민했다는 그는 여행을 다니면서 내 인생을 살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남편이 잠들 때까지 안마를 해줘야 하는 물리적인 차원의 고민이 아니었다.
목숨을 걸고 취미생활을 하는 남편, 아빠 때문에 고민인 가족은 취미생활에 뒷전이 된 가족 관계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아빠에게 나는 탱고를 출 때 파트너일 뿐"이라는 딸은 "앞으로 대화를 좀 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아이러브유(I LOVE YOU)"라며 살가운 애교를 부렸다.
때문에 '안녕하세요'에는 기대하지 못했던 반전이 종종 연출되곤 했다. 출연자들의 독특한 고민 뒤로 늘어서 있는 안타까운 사연들 때문인데, 이에 MC들은 진한 위로를 건네기도 하고 고민 제공자에게 대신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기도 하는 등 나름의 방법으로 출연자들의 마음을 달래줬다.
그렇게 '안녕하세요'는 감정 해우소로 고유의 매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게 정답입니다'가 아니라 '같이 고민해봅시다'라는 프로그램의 분위기는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하나로 연결시키며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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