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수중전'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와 부탁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6.18 09: 10

손흥민(21, 레버쿠젠)이 대표팀에서도 '손세이셔널'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 이란과 경기를 갖는다. 현재 4승 2무 1패 승점 14점으로 A조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이날 경기서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짓는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목전에 둔 한국은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란 원정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설욕할 준비에 한창이다.
이란전은 반드시 이겨야하는 한 판이다. 조광래 감독 경질 이후 대표팀을 맡아 '소방수'로 나선 최강희 감독에게 있어 이날 경기는 대표팀 감독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경기다. 최 감독 체제에서 한국은 4승 2무 1패 13득점 6실점의 결과를 얻으며 1패에 그쳤지만 경기력 문제를 두고 설왕설래가 있었다. 선수들의 자존심도 상처를 입었다. 1패를 안겨준 상대인 이란을 상대로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자 하는 욕망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손세이셔널' 손흥민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측면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던 손흥민은 이란전서도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이란의 집중 견제를 뚫고 유럽 무대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선수다운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유럽의 별들이 뛰는 분데스리가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가치를 입증받은 선수에게 거는 기대다.
실제로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보인 손흥민의 활약은 대단했다. 폭발적인 스피드에 헤딩 능력, 탁월한 드리블 실력까지 개인기로는 충분히 이란을 압도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우즈베키스탄전서 무득점에 그친 손흥민의 모습을 돌아보면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우즈베키스탄전에 이어 또다시 예고된 비 소식이다. 당시 쏟아지는 비로 인해 공을 공급하는 중원 미드필더들은 악전고투를 거듭했다. 잔디 위를 거쳐 연결되는 짧은 패스의 성공률이 떨어지면서 롱볼 위주의 공격이 펼쳐졌다.
느슨한 뒷공간을 단숨에 돌파해 상대를 제치고 슈팅까지 전광석화처럼 연결하는 손흥민에게 있어 비오는 날의 그라운드는 만만치 않은 악조건이다. 충분히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인지 명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공격수로서 골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손흥민이 평소 보여주는 골에 대한 욕심은 그가 지금의 '손세이셔널'이 되는 밑거름이었다. 하지만 수중전이 예고되는 이상, 무리한 골욕심으로 플레이를 어그러뜨려서는 안 될 것이다.
'피눈물 선언'으로 승리에 대한 굳은 각오를 내비친 손흥민. 그가 과연 비내리는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이란에 '잘 가세요'를 들려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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